김문수·한동훈, 尹탄핵 두고 극명한 입장 차
중도·강성 보수 표심 쟁탈전 예고
중도·강성 보수 표심 쟁탈전 예고
국민의힘 2차 경선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오른쪽) 전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의 맞대결로 판가름난다. 둘은 ①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②공략해야 할 표심 ③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놓고 입장이 대조적이다. 3개의 변수에 대한 각자의 전략이 얼마나 주효한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尹 탄핵 찬반 진영 대표 주자의 격돌
김 전 장관은 탄핵 반대(반탄), 한 전 대표는 탄핵 찬성(찬탄)의 선봉에 서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어느 쪽에 더 호응할지가 관건이다. 김 전 장관은 계엄에 대한 사과 요구를 거부해 '꼿꼿문수'란 별명을 얻었다. 덕분에 강성 보수층이 지지하는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했다.
그는 26일 경선 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하고 탄핵돼 파면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30명이 넘는 줄탄핵, 특검, 예산 전면 삭감 이런 부분이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며 재차 사과를 거부했다.
김 전 장관은 한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당정 갈등을 빚고 탄핵 표결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신자 프레임'에 가둘 참이다. 당원들의 표심에 어필하기 위해서다.
한 전 대표는 정반대다. 경선 내내 윤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민심이 윤심보다 딱 5,000만 배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원이나 강성 지지층보다는 중도층과 중도 보수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 전 대표는 30일 일대일 토론에서 '반탄 후보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고삐를 조일 전망이다.
김문수 "홍준표 잡아라"... 한동훈 "안철수 잡아라"
4명의 경선 후보 가운데 2명이 29일 떨어졌다. 탈락한 주자들의 지지층을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중요해졌다. 내달 3일 경선 승자를 가리는 터라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지지세력을 새로 넓히기보다 색깔이 비슷한 표심을 떠안는 게 효과적이다.
김 전 장관은 같은 반탄 입장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표가 절실하다. 이에 경선에서 같은 반탄 입장을 고수해온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 인사들이 김 전 장관 쪽으로 발빠르게 옮겨갔다. 홍 전 시장의 결선 진출이 좌절되자 유상범·김대식 의원 등 캠프 참모들은 30일 '김문수 지지선언'을 예고했다.
한 전 대표는 함께 찬탄을 강조해온 안철수 의원의 표가 관건이다. 안 의원 지지세를 흡수하고 앞서 두 차례 경선과정에서 확인된 중도 표심을 최대한 확보하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친한동훈계 의원은 "한 전 대표는 탄핵과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이를 통해 중도층을 등에 업고 본선 경쟁력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와 단일화... 金 적극적, 韓 선 긋기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범보수 진영 '상수'로 꼽히는 한덕수 대행과의 단일화가 남았다. 하지만 두 주자는 온도차가 상당하다. 김 전 장관은 27일 페이스북에 “단일화에 진심인 후보, 믿을 수 있는 후보는 김문수뿐”이라며 “문수+덕수가 유일한 필승카드”라고 적었다. 김문수의 ‘문’과 한덕수의 ‘덕’을 합한 을지‘문덕’을 홍보 문구로 내걸고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부적절하다"며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당내에선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 한 대행 단일화 변수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 전 장관이 승리할 경우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한 전 대표가 승리할 경우 단일화를 위한 경선룰을 두고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연히 단일화 카드의 효과는 반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