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벌어진 드루즈 마을
(자라마나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라마나 마을에 무장 병력이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2025.4.29 [email protected]
(자라마나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라마나 마을에 무장 병력이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2025.4.29 [email protected]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교외에서 종파 간 유혈 충돌이 벌어져 14명이 사망했다고 분쟁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SOHR에 따르면 전날 저녁 다마스쿠스 동남쪽 자라마나 마을을 정부군 측 무장대원들이 습격해 이 지역에 거주하는 드루즈족 무장대원들과 교전이 벌어졌다. 이곳 주민은 드루즈인과 기독교도가 대부분이다.
교전 과정에서 정부군 측 7명이 숨지고 여럿이 다쳤으며 드루즈족 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양측이 총기는 물론 중화기까지 동원해 싸우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SOHR은 최근 드루즈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욕적인 발언이 담긴 녹취가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며 종파적 반감이 촉발된 것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자라마나의 드루즈 공동체는 성명을 통해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표적이 됐으며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비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문제의 녹취는 논쟁과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며 당국이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시리아 과도정부 내무부는 자라마나 외곽에 보안 인력을 배치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발령하는 등 치안 유지에 나섰다.
내무부는 이번 사태를 "무장 괴한 집단 사이의 충돌"로 규정하고 "관련자들을 추적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충돌 벌어진 드루즈 마을
(자라마나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라마나 마을의 아이들이 드루즈교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있다. 2025.4.29 [email protected]
(자라마나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라마나 마을의 아이들이 드루즈교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있다. 2025.4.29 [email protected]
내무부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을 만든 배후를 파악하고 있다며 "혼란을 조장하고 안보를 해치는 이들은 누구든 관용 없이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가까이 이어진 시리아 내전 동안 이슬람 반군 세력 일부가 드루즈족을 학살하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드루즈교는 11세기에 시아파 이슬람의 극단적 분파로 창시됐지만 현재는 완전히 별개의 종교로 여겨진다. 드루즈족은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등에 퍼져 있다. 이달 25∼28일 시리아의 드루즈 성직자 수백명이 이스라엘을 찾아 친지와 재회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전복하고 정권을 잡은 이후 온건 통치를 표방하고 있지만 시리아 안팎에서는 종파 갈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아사드 일가의 출신지인 서부 라타키아 일대에서 옛 정권 충성파가 소요 사태를 일으키자 이를 과도정부가 진압하는 과정에서 즉결 처형 등으로 이슬람 소수 종파 알라위파 교도가 다수 숨졌다.
SOHR은 당시 사망자가 정부군 273명, 알라위파 무장대원 259명, 민간인 1천557명 등 총 2천89명에 달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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