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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한 탐구…작가 "하나의 완벽한 집 아닌 다양한 버전 있어"
힌스보 관장 "테이트모던 25주년 광범위한 전시의 핵심"…英유력지 호평


英테이트모던 서도호 전시 '워크 더 하우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미술관 테이트모던이 언론에 사전 공개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 워크 더 하우스(Walk the House)'.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런던 템스강변에 있는 세계적인 현대 미술관 테이트모던에 들어서면 종이로 만들어진 한옥이 나타난다.

그 옆으로 벽을 따라 가면 '광주 극장'이라는 익숙한 지명 섞인 이름표를 붙인 회색의 대형 설치 작품이 나타난다.

테이트모던은 내달 1일(현지시간) 개막을 앞두고 설치 미술가 서도호의 개인전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 워크 더 하우스(Walk the House)'를 29일 언론에 공개했다.

런던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서도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대표적인 한국 작가다.

그는 서울에서 성장하고 세계 여러 도시에서 거주하며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집과 기억, 이동에 대한 사색을 담은 작품을 선보여 왔다.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모던도 그가 자신의 집을 통해 세상에 환기하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서도호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기댄 작품들이지만, 관객들은 작가의 집을 거닐며 본인만의 집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나아가 작가는 인간의 이동과 거주의 문제까지 탐구한다

카린 힌스보 테이트모던 관장은 "올해 테이트모던 개관 25주년을 맞아 파블로 피카소부터 나이지리아 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특별하게 다양한 전시를 준비했는데, 서도호 전시는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힌스보 관장은 "서도호의 작품들은 집과 정체성, 우리가 공간을 어떻게 이동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시의적절한 질문을 던진다"고 강조했다.

테이트모던 서도호 전시 '워크 더 하우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미술관 테이트모던이 언론에 사전 공개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 워크 더 하우스(Walk the House)'.


'러빙/러빙:서울 홈(Rubbing/Loving:Seoul Home)'은 작가가 어릴 적 살던 한옥의 표면을 흑연이나 색연필로 문지른 '노동 집약적'인 작업을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한다.

같은 방식이 사용된 '러빙/러빙:컴퍼니 하우징 오브 광주 시어터(Rubbing/Loving:Company Housing of Gwangju Theater)'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이후 텅 빈 상태의 공간을 통해 정치적 격변과 폭력, 검열의 시대에 공간에 깃든 기억을 탐색한다.

서울, 뉴욕, 런던, 베를린 등 작가가 경험한 도시의 방과 복도, 통로 등을 다채로운 직조물로 연결하고 엮어낸 '네스트(Nest/s)'는 관객들을 가장 직접적으로 끌어와 그 안을 '거닐도록' 초대하는 대형 작품이다.

디나 아크마디바 테이트모던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작가에게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시간이다. 작가는 선형의 시간 개념을 거부하고 순환의 시간을 사유한다"며 "반복되고 울려 퍼지는, 끊임없이 공간으로 돌아오는 복귀의 감각을 생각해보라"고 설명했다.

'퍼펙트 홈:런던, 호샴, 뉴욕, 베를린, 프로방스, 서울(Perfect Home: London , Horsham, New York, Berlin, Providence, Seoul)은 현재 작가의 런던 집을 형상화한 대형 공간에 그간 살았던 집들의 전등과 스위치, 문손잡이 같은 일상적 비품을 유쾌하게 채워 넣었다.

이를 통해 작가가 거쳐온 시공간을 '완벽한 집'이라는 제목 아래 따뜻하게 품으면서 관객에게도 그와 같은 사유를 부드럽게 권한다.

테이트모던 서도호 전시 '워크 더 하우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미술관 테이트모던이 언론에 사전 공개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 워크 더 하우스(Walk the House)'.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그 배경에 깔린 한국적인 요소가 런던, 나아가 세계 관객과 공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요소와 함께 어우러져 있는 셈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 도록에 실린 인터뷰에서 "나는 지난 30년간 '완벽한 집'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한 번도 찾지 못했다"며 "그보다는 하나의 완벽한 집은 없고 많은 다양한 버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어 "'퍼펙트 홈' 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런 것들을 선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완벽한 집이라는 개념에 한 걸음 더 다가가려면 우연의 요소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현지 유력 언론 반응은 긍정적이다.

일간 더타임스는 별 5개 중 4개를 주면서 "완벽한 집에 대한 아름답고 정교한 명상"이라고 호평했다.

텔레그래프는 "자신이 살았던 집을 얇은 재료로 재현한 효과는 낯설고 생각을 자극하며 매우 아름답다"며 역시 별 4개를 매겼다.

이번 전시는 10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작년 8월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기자들과 만난 서도호 작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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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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