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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 구혜영 논설위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 회의실에서 ‘차기 정부 대통령 집무실 논란’과 관련해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학과에서 공부했다. 학생운동으로 1년간 투옥됐고, 1981년 신춘문예로 등단해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영남대·명지대 교수를 역임했다. 1993년에 나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1권은 첫해 100만부가 팔려 문화유산을 보는 눈을 한 차원 높였다. 30년간 22권이 출간된 이 시리즈는 대학가 교양강의 교재로도 사용된 필독서로 꼽힌다. 미술사가로서 <추사 김정희 평전> <국보순례> <안목>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전 6권) 등을 썼고, 노무현 정부 문화재청장을 지냈으며 현재 명지대 석좌교수로 있다.

커다란 나무 책상 앞 의자에 앉아 결재서류에 서명하는 대통령 등 뒤로 봉황 두 마리가 무궁화를 호위하는 듯한 문장이 새겨진 벽. 대통령 집무실의 풍경이다. 이 집무실은 대통령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이지만 권력 심장부라는 의미로 보면 한 나라의 국정 철학을 드러내는 곳이다. 1948년 경무대로 시작해 1960년 이름이 바뀐 청와대만 해도, 독재정권 때는 두려움과 원망의 대상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이 시민 위에 군림하는 권위주의 정치의 상징물이었다. 그랬던 청와대는 김영삼 정부부터 권위의 빗장을 풀었다.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을 열었고, 문재인 정부에선 북악산도 개방됐다. 청와대가 개방·소통 정치를 약속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취임 두 달 만에 용산 대통령실로 졸속 이전하면서 영욕의 청와대 74년 역사는 맥이 끊겼다. 윤석열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결별하기 위해 구중궁궐(청와대)에서 벗어나겠다고 했지만, 윤석열 집권 3년은 실정으로 무너졌고, 용산 대통령실은 불통·내란의 전초기지로 전락했다.

6·3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집무실 위치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균형발전 방향에 맞춰 길게는 세종시로 옮기는 것엔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용산 대통령실 활용’과 ‘청와대 복귀’로 의견이 갈린다. 인수위 없이 국정을 시작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쪽은 용산 불가피론을, 내란 종식·정치 복원이 중요하다는 쪽은 청와대 복귀론을 주장한다.

8년 전 문재인 정부 광화문시대자문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긴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역사적 임무를 맡았던 자의 의무감” 때문에 집무실 논란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그를 지난 24일 서울의 프리마호텔 회의실에서 만났다.

명나라·일본·미군의 주둔지에

윤 정부, 무속·주술 의존해 이전

처음부터 어처구니없는 발상

결국 내란과 실정의 진원지로


문재인 ‘광화문시대’ 대선 공약

정부청사·송현동 등 검토했지만

안전·방호 등 여러 가지 걸림돌

후대에 부담 주지 않으려 포기


차기 대통령, 일단 용산서 시작

빠른 시일 내 청와대 이전 준비를

관저는 삼청동 한옥 안가 바람직

복귀 후 시민에 돌려주는 게 상책


세종 집무실, 국가균형발전 상징

촛불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지는

K데모크라시의 역사 담아내고

세계적인 문화 건축물 만들어야


K컬처 뿌리 한국 문화·역사 알리기 주력

- 정년퇴직 후 근황이 궁금합니다.

“세상이 물구나무서기를 해도 내가 하는 일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주로 글 쓰고 강연합니다. 우리 시대 문화인과 인문학자에게 당장 주어진 과제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컬처 인프라를 제공하는 작업입니다. K컬처 뿌리를 이루는 한국 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류가 더 넓어지고 깊어지지 않겠어요. 그런 차원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미술사’ 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같은 한국미술사라도 외국인을 위한 서술은 달라야 합니다. 한국인을 위한 미술사는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통일신라·고려·조선 시대와 같이 역사 순으로 훑지만 한국사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겐 선사·고분미술, 불교미술, 건축, 회화, 도자기, 민속미술처럼 장르별로 서술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외국어로 번역할 한글 텍스트를 펴내는 겁니다. 거의 다 써서 올여름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공신력 있는 외국 출판사가 펴낸 세계 미술사 시리즈 60여권 중 한국미술사만 없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우리 문화유산만 해도 남북 18건, 100여점이나 됩니다. 명실상부한 인류문화유산이죠. 한국미술사가 빠진 동양미술사는 불완전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 미술의 특질을 중국·일본과 비교하면서 다뤘습니다. 한국미술사는 동양미술사에서 당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문화적 지분국가라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낼 생각입니다.”

- ‘글쟁이의 현장은 원고지’ 소신에 변함이 없군요. ‘국보급 역마살’답게 전국 강연도 많은 것 같아요.

“힘들지만 강연이 아니라 문화유산을 전도한다는 마음으로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다닙니다. 한번은 경기 가평군에서 도서관 개관기념 강연을 부탁해서 갔더니 가평읍이 아니라 군부대가 있는 시골마을이었어요. 그래서 더 보람 있기도 했어요. 이달만 해도 지난 16일엔 대구 간송미술관에서 ‘옛 그림을 보는 눈’을 주제로, 25일은 경기도박물관에서 3·1운동 후 조선민족대동단 총재를 지낸 동농 김가진의 삶과 예술을, 28일엔 경남 진주에서 ‘나의 우리나라 정원 답사기’를 강연했어요.”

- 인기 있는 강연이 많죠.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강연이 있나요.

“정치인이 초청한 강연 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을 때 당원들에게 선거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에 와서 교양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그런데 선관위가 ‘유홍준 강의는 아이돌 공연에 준하는 행사라 고액 기부행위에 해당하므로 안 된다’고 불허해서 강의는 못하고 그냥 이야기 행사로 대체하고 돌아왔어요.”

부여 작업실 마련,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

- 서울 논현동 집(수졸당)과 부여의 농가주택(휴휴당)을 오가며 지내고 있는데, 부여로 내려간 이유가 있나요.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이에요. ‘홀로서기가 되는 인사들은 시골로 내려가서 지역문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노 전 대통령이 말했죠. 그러면서 내게 ‘유 청장 사는 곳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산실이 되게 하십시오’라며 가능하면 외딴섬으로 가라는 거예요. 그래서 섬으로는 못 가겠고 문화유산의 고장인 경주, 공주, 부여를 생각했는데 아내가 부여로 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부여군수에게 “군수님, 내가 부여 사람이 되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니, 군수가 “아, 고맙습니다. 백제가 부흥하는 것 같습니다”며 외산면 반교리 마을 깊숙한 곳 개울가 폐가를 추천했어요. 2007년 평당 10만원에 사서 집을 짓고 5도 2촌으로 지냅니다. 도시에서 닷새, 시골에서 이틀 사는 거지요. 그리고 부여문화원 주최로 ‘유홍준과 함께하는 부여답사’를 봄가을에 한두 차례씩 하고 있어요. 이번 6월에 벌써 55번째네요.”

- (인터뷰 중 어머니의 그림을 소개했다) ‘신영전 권사님 작품 전시회’라 이름 붙였네요. 전시회장이 아파트 같은데요.

“맨날 돌아다니느라 불충해서 이번에 한번 효도해 봤어요. 어머니는 동생이 모시고 있는데 마침 경기 분당에 사는 동생이 아파트를 옮기는데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보름간 아파트가 비게 됐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금요일마다 주간보호센터에서 한 점씩 그린 그림을 모아 전시해 드린 겁니다. 어머니는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어린 나이에 급하게 결혼해서 제대로 학교에 다니질 못했어요. 주간보호센터가 학교 같다고 하셨어요. 내 친구 유인태, 유영표, 안병욱, 서중석, 이광호 등은 어머니를 아주 좋아했어요. 내가 대학 3학년 때인 1969년 삼선개헌 반대데모를 모의하면서 데모꾼들이 적산가옥 2층 내 방에서 자고 가는 일이 많았어요. 그때 통행금지가 있었잖아요. 그리고 그해 11월에 서울대 미학과가 철학과·종교학과와 강제로 통합되는 3과 폐합이 있었어요. 황당했죠. 대형 강의실에서 농성을 시작했는데 학생처에서 아들 데려가라고 집으로 연락했대요. 그때 어머니가 학교에 와서 학생처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나는 배운 게 없어 3과 폐합이 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애가 그런 행동을 할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우리 애가 마루바닥에서 자면 감기 걸릴지 몰라 담요를 가져왔으니 이거나 전해달라”고 했답니다. 이해동 목사님 말씀을 들어 보니 내가 긴급조치 4호 위반으로 감옥에 갔을 때 어머니가 구속자가족협회 목요기도회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갔다고 합니다. 그 어머니가 올해 98세예요. 이 그림 좀 보세요. 생활 속에서 만난 꽃, 동식물, 사물을 유치원생처럼 이렇게 밝고 맑게 그리셨어요. 늙으면 유년으로 돌아가는 것, 그게 노년의 생리죠.”

집무실 광화문 이전, 온갖 반대에 부딪쳐

- ‘잠시 멈추고 추스르는 삶’이 필요하다더니, 지난해 말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가 세상에 나온 배경이군요. 문재인 정부 광화문시대 자문위원장을 지낸 것도 중요한 인생만사 중 하나 아니었나요.

“요즘 차기 대통령 집무실 문제로 내게 문의전화가 많이 와요. 8년 전에 청와대 이전 문제를 담당했으니 내 견해를 물어볼 만하죠. 그간 일절 응하지 않았는데, 결국 경향신문에 털어놓게 되었네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대표 공약이 대통령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불통 대통령이 아니라 소통 대통령으로, 퇴근길에는 남대문시장에 가서 시민들과 소주를 마시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2017년 4월 광화문시대자문위원회가 출범했고 제가 위원장을 맡았죠. 우선 광화문 인근부터 물색했어요. 문 전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청사를 염두에 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대통령은 자기 몸이 아니어서 일거수일투족이 마치 ‘위험물질 운반’보다 더 안전한 보호 조치가 필요해요. 정부청사는 건물이 낡아서 방호 시설 보강이 불가능하고 외교부청사는 미국대사관과 마주하고 있어서 상징성에 문제가 있었어요. 그리고 대통령 집무실은 반드시 벙커와 헬기장이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것도 문제가 됐죠. 대안으로 경복궁 안에 있는 고궁박물관과 민속박물관을 활용하거나 맞바꾸는 방법이 있었어요. 그런데 청와대 비서진들 반대가 심했어요. 서민 대통령으로 광화문시대를 열겠다더니 왕궁으로 들어가냐는 야당의 비아냥을 견딜 수 있겠냐는 이유였죠.”

- 외교부청사, 정부종합청사, 박물관 등을 검토하고 바로 이전 계획을 포기한 건가요.

“남은 것은 송현동 부지(당시 대한항공 소유)에 새집을 조촐하게 짓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반대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청와대는 세종시로 가야 하는데 새 건물을 지으면 세종시 이전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생각이고, 소박하게 짓는다는 것은 자신은 살지도 않을 거면서 다음 대통령에게 허름하게 넘기는 셈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그러면 공약을 포기하면 어떠냐고 묻자, 문 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지언정 후대에 부담 주는 일은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 2019년 1월4일 “이전지를 광화문 근처에서 찾을 수 없다”며 이행 불가를 발표했습니다. 첫 공약이었는데 서둘러 포기한 것 아닌가요.

“이 문제로 더 이상 시간 끌면 국정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판단한 이상 국익을 위해서라도 빨리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위원회는 집무실은 놔두고 관저만 옮길 것을 제안했습니다. 승효상 위원과 관저를 가봤더니 이 집은 완전히 사람을 가둬놓은 공간이었죠. 공기 순환도 안 되고. 방탄유리로 만들어져서 침식을 하는 생활공간으로선 문제가 너무도 많은 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더욱이 관저는 우물 있던 자리라 습하고 산비탈에 바짝 붙어 있는 음습한 자리입니다. 청와대 자리를 놓고 길지다, 흉지다라는 풍수가들의 엇갈린 견해는 전체적으로는 복지인데 부분적으로 흉지인 자리에 관저가 있다는 얘깁니다. 관저를 개방하면 ‘천하제일복지’라는 암각글씨가 새겨 있는 북악산 등산로가 바로 열립니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옮기기로 한 집무실은 안 옮기고 자기 잠잘 집만 좋은 곳으로 옮긴다는 오해를 사기 싫어서 결국 관저도 이전하지 못했습니다.”

- 용산 대통령실은 졸속 이전, 비리, 안보 공백 등 총체적인 무능의 상징입니다. 착잡한 심경이었을 것 같습니다.

“어처구니없었죠. 용산은 명나라 군대, 일본군·미군 주둔지 아닙니까. 최악의 역사성뿐 아니라 최악의 입지조건으로 평가받는 곳이지요. 그런데 무속과 주술에 의존해 이전하다니요. 처음부터 오래 못 간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국방부와 벙커를 기능 불능으로 만들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은 내란, 윤석열 정부 실정의 진원지입니다.”

대선 후보들 합의하면 조속 이전 가능

- 차기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문제가 논란입니다. 용산 대통령실 활용, 청와대 복귀론, 세종·청와대 병행 사용론이 있습니다. 어떤 기준에 따라야 할지요.

“현실적으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인수위가 없이 당장 6월4일부터 곧바로 집무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용산 집무실이 아무리 싫다고 해도 일단은 그곳 대통령 의자에 앉아서 국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단 1초도 벙커를 떠나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이 합의하면 정치권이 청와대 복구 예산을 마련해 빠른 시일 안에 복귀하고, 세종 이전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계획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입니다. 거의 새로 지은 용산 대통령실도 두 달 만에 이전이 완료된 것 아닙니까. 문제는 집무실보다 관저입니다. 현 상태면 한남동 관저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집무실은 다소 늦어지더라도 관저는 광화문시대위원회가 추천했던 청와대 동쪽 삼청동 한옥 안가로 빨리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와대로 복귀한 뒤에는 관저 건물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북악산 등산로를 개방하는 것이 상책 중 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과 관련해 “우리 문화능력을 보여야 한다”고 했는데, 어떤 함의가 있나요.

“2004년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들어 행정수도 이전 불가를 결정했지만 이젠 국민의식도 균형발전 관점에서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우선 개헌 절차법을 발의해야 하잖아요. 세종에 세워질 대통령 집무실은 전 세계가 주목할 겁니다. 그래서 내가 세종 이전을 계획할 때 우리 문화능력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한 겁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 집무실을 건축하는 일이 세계사적으로 한 세기에 몇번이나 있겠습니까. 이건 정부 시스템에 맞춰 움직이는 공무원들에게 맡겨선 안 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건축위원회가 주도해야 합니다. 지정 공모제, 또는 국제 설계 방식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국회의사당은 미국 건축가 루이스 칸이 지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예술적인 국회 건물로 손꼽힙니다. 또 스페인풍 건축물인 멕시코의 대통령 집무실은 거대한 벽화 전시장입니다. 스페인 점령 당시 멕시코 국민들의 저항·연대 기록이 건물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세종 대통령 집무실에도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지는 K데모크라시 역사를 담아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부디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 세계적 건축물이 되길 바랍니다.”

- 요즘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는데 좋은 해법이 있나요.

“당연히 전통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통의 본질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죠. 변하지 않는 전통은 인습이 되어 빛을 잃어버립니다. 한자로 쓰여 있는 광화문 현판은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복원 당시 모습으로 걸려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이젠 한글 현판을 달자는 생각이 얼마든지 나올 만합니다. 그렇다면 광화문에 한글 현판 하나를 더 달면 됩니다. 광화문은 2층 누각이라 2층에는 한자로 된 옛 현판을, 1층에는 훈민정음 서체로 새긴 한글 현판을 새로 걸면 됩니다. 현판이 하나일 이유는 없습니다. 평양 대동문은 현판이 2개 아닙니까(해서와 초서로 쓴 대동문 현판 사진을 보이며). 석축에 새긴 것까지 3개입니다. 전통은 이어가면서 시대에 맞게 변해야 생명을 유지합니다.”

구혜영 논설위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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