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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최종 경선에 오른 김문수 후보(왼쪽)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결선에 진출하면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끝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전선에서 치러지게 됐다. 2차 경선과 마찬가지로 결선도 이틀간의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지지층·무당층) 결과를 50%씩 합산하는데, ‘상대적’으로 당심은 김 후보가, 민심은 한 후보가 조금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달 3일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전당대회에서 누가 미소를 지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셈이다.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에 두 후보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도 변수로 더해졌다.

김·한 후보와, 이날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3강’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을 끝까지 감싸는 한편, ‘김덕수 캠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처음부터 ‘한덕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 게 결선 진출 요인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한 권한대행 출마를 앞장서 요구했던 박수영 의원에게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기는 등 경선 출발부터 후보 단일화에 문을 활짝 열었다. 같은 탄핵 반대파인 홍준표 후보가 한 권한대행의 출마와 단일화 문제에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인 데 이어, 투표·여론조사 마지막 날인 28일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 장관이 대선 출마하는 게 상식에 맞냐”며 다시 그를 ‘저격’한 것도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권한대행이 나눠 가진 보수 지지층 상당수를 홍 후보가 아닌 김 후보가 흡수했다는 것이다.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인 장동혁 의원은 “당심에서 훨씬 앞섰다고 본다. 김 후보가 탄핵 반대에 선명성을 유지하면서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주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쪽은 결선에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다. 유상범·김대식 의원 등 홍 후보 캠프 의원들은 이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는데, 이 역시 조직력이 중요한 당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탄핵 찬성파인 한동훈 후보는, 역시 탄핵에 찬성한 안철수 후보가 ‘약체’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12월4일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를 당시 당대표였던 자신이 이끌어냈다고 거듭 강조한 점이 2차 경선 통과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이날도 “프랑스 드골 대통령 하야 이후 선거에서 모든 사람들이 반대쪽의 정권 차지를 예상했지만, 드골파였던 퐁피두 대통령이 당선됐다”며 “국민들은 계엄 과정에서 보인 우리의 잘못을 질타하겠지만, 경선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지켜나갈지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결선에서도,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옳았다고 호소하면서 그에 동의하는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내에 변화의 욕구가 숨어 있던 것 같다. 후보 개인의 역량 차이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차별화를 시도한 한 후보의 전략이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옳다고 생각했던 지지층의 동의를 얻었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한 후보의 ‘위드후니’로 대표되는 기존 팬덤도 결선 진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탄핵 찬성파 대 반대파의 구도, 당심과 민심을 절반씩 반영하는 경선 규칙에 더해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가 결선에선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애초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던 한 후보는 지난 24일 “(저와 한 권한대행의) 생각이 완전히 같다”며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단일화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는 보도에 28일 “패배주의”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날도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공감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이 보수의 핵심이고, 어떤 빅텐트를 꾸려도 당연히 국민의힘 후보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양보’를 전제로 한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캠프에선 한 후보가 결선에서 이길 경우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하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날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는 새달 3일 당 후보가 될 경우 곧바로 그날 저녁 한 권한대행을 만날 계획이다. 김 후보 쪽은 한 차례 토론회 뒤 한 차례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하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5월10~11일) 전인 7일까지 이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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