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가입자 유심 정보를 해킹당해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한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SKT 매장에서 100번을 마지막으로 당일 교체 수량을 마감한 가운데 온라인 예약 페이지도 접속이 안되고 있다. 한수빈 기자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금융거래의 ‘안심차단서비스’ 가입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커가 유심 복제 등을 통해 휴대폰 본인인증을 우회하고 부정 금융거래를 시도할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금융위원회는 SKT 해킹사고가 일어난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에 35만명,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에 45만명이 가입했다고 29일 밝혔다.
안심차단 서비스는 본인이 원치 않는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비대면 계좌개설이나 신규 여신 거래를 일괄 차단하는 서비스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상호금융권 등 전국 4012개 금융회사가 참여한다. 한 곳에서 가입해도 금융권 전체 거래를 한꺼번에 막을 수 있다.
안심차단서비스 일별 가입 신청 추이. 금융위 제공
해킹사고 발생 전인 지난 21일까지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 가입자는 일평균 4만5000명,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가입자는 2만3000명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28일 하루에만 각각 292만2300명(비대면 계좌개설), 40만5700명(여신거래)이 가입하는 등 신청이 폭증했다. 해킹사고 이후 전체 신청 인원의 65%는 40대 이하 청년층으로 집계됐다.
안심차단서비스는 거래중인 금융회사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은행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 다만 해지를 하려면 반드시 영업점에 방문해야 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4일 전 금융권에 이상금융거래 모니터링 강화를 지시하고, SKT 문자인증 중단 및 얼굴인식 등 추가 인증 도입을 권고했다.
금융위는 오는 30일 사무처장 주재로 비상대응회의도 열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콜센터(1322)를 통해 SKT 해킹과 관련된 금융사고 피해도 접수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국과 금융사가 금융사고 피해를 예방하고 있으니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과도한 우려와 불필요한 오해는 지양해달라”면서도 “피해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유의사항 안내와 필요한 조치를 따라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