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진화하며 불길 빠르게 잡혀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이틀째인 29일 오후 산불 진화 작전에 투입된 산림청 헬기와 군용 헬기가 함지산 상공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 /뉴스1

대구 함지산 산불이 발화한 지 23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다. 이번 산불은 가까운 아파트 단지 등 민가를 위협했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낮 12시 55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발생한 함지산 산불 주불이 진화됐다. 이번 산불 영향 구역은 260㏊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정확한 조사 후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산불은 지난 28일 오후 2시 1분쯤 함지산에서 시작됐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발화했고, 산림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소방청도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향하자 전날 오후 4시 5분쯤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전날에는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5m에 달하는 등 바람이 거세 산림 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똥이 강풍을 타고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이 나타났다.

산불 연기는 인근 하늘을 뒤덮었다. 직선거리로 6~7㎞ 떨어진 대구 도심에서도 목격됐다. 함지산 남쪽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는 전날 오후 4시부터 이날 오전 6시 30분까지 양방향 진출입이 차단됐다.

산불이 빠르게 번지자 발화한 곳에서 1~2㎞ 떨어진 조야동 민가가 위험해졌고, 대구 북구는 조야동과 서변동, 동변동, 구암동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때 2000명이 넘는 주민이 가까운 초등학교·중학교로 대피했다.

진화율은 전날 오후 8시 기준 19%에 머물렀으나, 산림 당국은 야간 비행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 2대를 투입하며 야간 진화에 나섰다. 헬기 외에 산불 재난 특수진화대 등 인력 1515명,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 15대 등 장비 398대를 밤샘 투입했다.

이날 오전 평균 풍속은 초속 1m 이내로 바람이 잦아들었다. 이날 오전 일출과 동시에 북구 노곡동·조야동 산불 현장에 진화 헬기 53대와 인력 1551명, 장비 204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주불 진화에 나섰다. 진화율은 이날 오전 4시 60%에서 오전 6시 65%, 오전 8시 82%, 오전 10시 92% 등 빠르게 높아졌다.

조선비즈

손덕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