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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워싱턴 디시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슈퍼볼에서 우승한 ‘필라델피아 이글스’ 미식축구팀을 환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른 참모의 위치를 추적해 트럼프 대통령 혼자 있을 때 면담하기, ‘트럼프식 언어’로 영웅 만들기, 텔레비전 인터뷰 보여주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강경 일변도의 관세 정책을 완화시키기 위한 ‘트럼프 설득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액시오스’가 28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고율 관세 강행에 회의적이다. 큰 방향에서 미국 우선주의로 글로벌 무역을 재편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지금과 같이 ‘무역 전쟁’을 강행하는 방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사적인 자리에선 관세 구상이나 실행방식 모두 “망상적이고 파괴적”이라는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 참모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잘 듣지 않는다는 지적은 첫 재임 때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옳다고 확고하게 믿고 있으며, 심지어 주변엔 관세 정책을 지지하는 피터 나바로 고문과 같은 사람들도 포진해 있다.

관세 완화파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위치 추적부터 아부까지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장 첫번째 전략은 ‘관세 강경파’ 따돌리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들은 말을 즉흥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점을 노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같은 완화파들은 나바로 고문 등을 비롯한 강경파들이 없을 때 트럼프와 단독 면담을 한다. 이를 위해 반대파들의 위치를 추적한 후 대통령에게 접근하기도 한다.

1:1 접근에 실패했다면, 다음은 공포 자극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의 선거에서 살아남은 뒤 자신감이 넘치지만, 공포를 자극하는 것은 여전히 통한다. 때문에 참모들은 최근 월마트, 타겟, 홈디포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을 대통령이 직접 만나게 해, 심각한 경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경고를 전하도록 했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같은 거물이 미국의 경기 침체를 경고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닿았다. 트럼프가 제이 파월 연준의장을 해임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것은 이같은 공포심 유발 전략이 통한 때문이라고 액시오스는 분석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은 아부 전략이다. “중국을 고립시키는 겁니다!” “천재적인 협상이 될 거에요!” 같은 ‘트럼프식 언어’로 미화해 가며, 사람들이 트럼프가 생각했다고 믿을 법한 다른 아이디어로 유인한다. 그래도 실패했다면, 팔꿈치를 슬쩍 찔러 스스로 선택하게끔 하는 ‘넛지’ 전략을 쓴다. 트럼프는 궁지에 몰리거나, 타협해야만 하는 상황을 싫어한다. 그래서 보좌관들은 데이터 자료나, 트럼프의 친구들, 또는 트럼프가 존경하는 기업인들을 동원해 은밀하고도 미묘하게, 트럼프 스스로 마음을 바꾸도록 유도한다. 텔레비전 쇼도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고전적인 방법이다. 트럼프가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업인이 관세 관련해 적절한 말을 하면 된다. 폭스 뉴스에서 점점 더 관세 관련 인터뷰가 늘어가는 이유라고 액시오스는 짚었다.

가끔은 직설적인 조언이 통하기도 하지만, 트럼프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이디 밴스 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몇 차례나 회의를 가진 끝에야 관세 90일 유예 조치를 단행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중국과 무역을 하긴 해야 관세 수입도 얻을 거 아니냐고 한 뒤에야, 중국에 대한 145%의 높은 관세를 낮추겠다고 했다.

액시오스는 취재 과정에서 트럼프 주변 참모들이 “트럼프가 솔직한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외부 비판에 반발하며, 오히려 와일스 비서실장이 트럼프가 직접 기업인 등과 만나는 일정을 짜서 트럼프가 직접 외부의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참모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기업인들도 막상 백악관 안에서 트럼프를 대면하면 주눅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백악관에서 관세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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