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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앞에 개점 30분 전부터 ‘오픈런’ 인파
곳곳 수백명 대기…점심엔 직장인 몰려 난리통
지친 시민들 거센 항의 “불편은 왜 고객 몫이냐”
유심 물량 부족에 온라인 예약도 폭주 ‘대혼란’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SKT 대리점 앞에 유심을 교체하러 온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서현희 기자


28일 서울 시내 SKT 대리점 곳곳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유심 오픈런’에 나선 시민들의 줄이 늘어섰다. 준비된 유심 물량이 다 떨어져 교체하지 못한 시민들은 “잘못은 SKT가 하고 불편은 고객 몫”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가입자의 유심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난 뒤 이날부터 SKT 측이 부랴부랴 유심 무상 교체에 나섰지만 준비된 유심 물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SKT 대리점 앞에는 오전 8시40분쯤부터 50명이 대기했다. SKT 측이 확보한 유심이 전체 가입자 수의 4%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대리점 ‘오픈런’에 나섰다. 인근 직장인 박모씨(51)는 “출근 전에 바꾸려고 온 건데 1시간은 넘게 기다린 거 같다”며 “가족 할인 혜택을 받으려고 얼마 전에 SKT로 바꿨는데 땅을 치고 후회한다”고 말했다.

개점 시간인 9시가 되자 대기줄은 250여명으로 늘어났다. 대리점 문이 열리자마자 “주말에 온라인으로 예약했는데 왜 받아주지 않느냐” “토요일에 와서 연락처를 남겼는데 또 기라는 거냐”며 고성이 오갔다.

서울 마포구의 한 SKT 대리점에 28일 시민들이 유심 무상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백민정 기자


오전 9시30분쯤 서울 마포구의 한 SKT 대리점 매장 입구 앞에도 대기줄이 40m 넘게 늘어섰다. 대리점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대기표를 나눠줬는데 오전 10시40분쯤 이 매장의 유심 재고가 다 떨어졌다. 기다리던 한 시민이 “번호표 나눠주더니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고성을 질렀다. 직원들은 “물량이 없다. 죄송하다” “내일 물량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재고 파악을 못했다”며 연신 사과했다.

서울 중구의 한 SKT 대리점 앞에 28일 오후 12시 유심 무상 교체를 하러 온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서현희 기자


점심시간에도 직장인들이 대리점으로 몰려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낮 12시쯤 서울 중구의 한 SKT 대리점을 찾은 시민들은 “번호표가 다 떨어졌다”는 직원의 안내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리점 앞에서 번호표를 들고 서 있던 박은서씨(30)는 “오전에 번호표 받아두고 회사에 양해 구하고 다시 온 거다. 내 순번이 지나갈까 봐 점심도 못먹었다”고 했다.

유심을 교체하지 못한 시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직장인 이영숙씨(63)는 “요즘 핸드폰으로 안 하는 게 없는데 복제 휴대전화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냐”고 말했다. 박규영씨도(66) “사고는 SKT가 치고 고객들을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하냐. 어르신들 다 다른 통신사로 바꾼다고 한다”며 “나도 바꾸고 싶은데 약정 때문에 못바꾼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한 SKT 대리점 앞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씨(51)가 기자에게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의 대기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서현희 기자


SKT 측은 이날 오전부터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운영했다. 그러나 가입자가 몰리며 이 마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직장인 정모씨(51)는 “방금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 접속했는데 대기인원이 6만3000명이다”라며 “해외 출장 전에 유심을 꼭 바꾸고 싶은데 언제 예약이 될지 몰라 불안하다”고 했다.

온라인서비스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더 당황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김모씨(76)는 “온라인 예약을 하라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내일은 오픈 훨씬 전부터 와서 기다려야겠다”고 했다.

경찰은 SKT의 유심정보 유출과 관련해 수사에 나섰다. 이호영 서울청장은 2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2일 SKT 측으로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 수사를 의뢰받아 입건 전 조사 중”이라며 “해킹 세력이 아직 특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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