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북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공식 인정
파병 대가 얻어내기 위한 공표 행위로 보여
북·러 불법적 군사 협력 심화 우려 커져
불가리아 매체 Faktibg에 보도된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상 위문 공연 모습. Faktibg 기사 캡처

[서울경제]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사실을 공식 인정한 가운데, 불가리아 매체 Faktibg에서 파병된 북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위문 공연 영상을 보도했다.

이달 27일 Faktibg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북한 군인들을 위한 위문 공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무대에 나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래는 옛 소련에서 서방의 록(rock) 음악을 소개해 유행시켰던 고려인 가수 빅토르 최의 곡이다. 관객석에 앉은 군인들은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다. 공연 영상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군인의 모습도 보인다.

Faktibg 보도에 따르면 쿠르스크 지역 전쟁에 참여한 북한 군인 앞에서 러시아 합창단이 공연을 열었다. 올해 2월과 3월 모스크바 인근 병원에서 합창단은 북한군을 위한 공연을 두 차례 진행했다. Faktibg는 해당 영상이 올해 들어 열린 세 번째 공연이라고 밝히며 “깊은 감사와 존경의 분위기 속에서 러시아 공연단이 음악회를 열었고, 이 행사는 북한과 러시아 양국의 우정과 역사적 기억을 기념하는 진정한 행사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진심 어린 감정과 깊은 감정으로 가득 찬 음악 공연은 과거와 현재를 하나로 모았고, 청중의 따뜻한 박수는 양국 사이의 지속적인 연결의 힘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덧붙였다.

불가리아 매체 Faktibg에 보도된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상 위문 공연 모습. Faktibg 기사 캡처


전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통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노동신문 등 언론 매체에 서면 입장문을 보내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 중앙군사위는 입장문에서 “러시아 연방에 대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모험적인 무력 침공을 격퇴하기 위한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이 승리적으로 종결됐다”며 북한 군부대가 “국가수반의 명령에 따라 쿠르스크 지역에 참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해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며 이번 파병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사항임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 1만 2000명 규모(국가정보원 추정)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인민군의 전투 영상이 공개되고, 일부 병력이 포로로 잡혔음에도 그동안 파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북한이 반년 만에 돌연 러시아 파병을 인정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높은 수준의 파병 대가를 얻어내기 위해 참전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군은 우리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신나치 부대를 격퇴한 전투에서 적극적 역할을 했다”며 “영웅적 행동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더해 러시아 당국은 북한에 군사적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중국과 함께 암암리에 해왔던 북한에 대한 유류·무기 등 금수품 수출과 같은 국제연합(UN) 제재 위반 행위를 드러내놓고 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인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 일각에선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다음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얼굴을 마주할지는 불확실하다. 크렘린궁은 “아직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과 접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파병한 사실을 인정한 북한을 규탄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한 것은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적 행위로 이를 공식 인정했다는 것도 스스로 범죄 행위를 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 역시 "정부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대한 북한의 파병이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임을 지적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북한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하며 현재와 같은 북한과 러시아와의 군사적 야합이 지속될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028 내일 '초고속' 선고‥이재명 "법대로 하겠죠" 랭크뉴스 2025.04.30
46027 [샷!] "너무 음울하고 불쾌"…선 넘은 광고 랭크뉴스 2025.04.30
46026 국힘과 '단일화 골든타임' 나흘뿐…한덕수 출마해도 산넘어 산 랭크뉴스 2025.04.30
46025 美 “한 국가와 관세 협상 완료… 승인 대기 중” 랭크뉴스 2025.04.30
46024 "에베레스트, 이젠 아무나 못 오른다"…규제 강화 나선 네팔 정부, 왜? 랭크뉴스 2025.04.30
46023 이틀만에 SKT 가입자 7만명 이탈…번호이동 쟁탈전 벌어지나 랭크뉴스 2025.04.30
46022 유심 쓰는 SK텔레콤 ‘태블릿·웨어러블’ 고객 160만명… “해킹 위험에도 유심 교체·보호 서비스 안내 없이 홀대” 랭크뉴스 2025.04.30
46021 ‘인구비상사태’라면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예산 ‘0원’에 운영난 랭크뉴스 2025.04.30
46020 취임 100일에 ‘작전상 후퇴’…“미국서 만든 차는 15% 부품 관세 면제” 랭크뉴스 2025.04.30
46019 병원 신설 문턱 높아진다…정부, '개설 허가 사전심의제' 도입 랭크뉴스 2025.04.30
46018 서울 공시지가 4.02% 올라 2년 연속 상승…강남·용산 5%↑ 랭크뉴스 2025.04.30
46017 [속보] 북, 최현호 첫 무장체계 시험사격…김정은 "핵무장화 가속화" 랭크뉴스 2025.04.30
46016 백종원, 또 논란? ‘자연산 새우’라더니…회사 관계자 “확인 안 했다”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30
46015 [르포]'로봇 입은' 환경미화원 등장…새벽 출동해보니 랭크뉴스 2025.04.30
46014 미, 자동차 부품관세 2년간 완화…미국 생산 차값 15% 무관세 랭크뉴스 2025.04.30
46013 [속보]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 결렬…출근길 버스운행 차질 우려 랭크뉴스 2025.04.30
46012 로봇 착용했더니 20kg 쓰레기→10kg로 [르포] 랭크뉴스 2025.04.30
46011 쪽방촌 장애인이 무료급식소에 가져온 쌀 두 포대 [아살세] 랭크뉴스 2025.04.30
46010 통상임금 이견 못 넘었다...서울시내버스, 30일 첫차부터 '준법투쟁' 랭크뉴스 2025.04.30
46009 이재명 '정책 4인방'… '막후' 김민석, '경쟁' 윤후덕·진성준, '원조' 이한주[캠프 인사이드] 랭크뉴스 202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