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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게티이미지뱅크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10명 중 4명
‘꽃가루-식품 알레르기증후군’
100명 중 9명은 쇼크로 생명 위협

자작나무 알레르기→ 사과·복숭아
쑥 알레르기→ 피망·마늘 섭취 때
몸이 가렵고 붓고 발진 가능성

식품 간 ‘항원 교차성’ 여부 파악
이상증상 유발 원인물질 피해야

봄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꽃가루 탓에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 눈·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은 생과일이나 생야채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른바 ‘꽃가루-식품 알레르기증후군(PFAS)’ 때문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10명 중 4명 정도가 PFAS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PFAS 경험자 100명 중 9명은 전신 두드러기나 호흡 곤란, 저혈압, 실신 등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쇼크)’로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꽃가루 알레르기 10명 중 4명 ‘PFAS’

PFAS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특정 과일이나 채소를 생으로 먹을 때 입술과 입안, 혀, 목 안 등이 가렵거나 붓는 증상이다. 대부분 원인 식품에 노출되고 5분 이내에, 일부는 30분 이상 지나서도 나타난다. 주로 생으로 먹을 때만 증상이 나타난다. 예전엔 증상이 입안에 국한된다고 해서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으로 불렸다. 하지만 식품이 닿는 곳 외에도 발진이나 가려움 등의 전신 반응, 아나필락시스 같은 급성 쇼크가 유발되는 것으로 밝혀져 PFAS로 명칭이 바뀌었다.

요즘 같은 봄철엔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범은 꽃보다 나무다. 그중에서도 자작나무 꽃가루가 가장 흔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다. 소나무나 개나리, 벚꽃 등의 꽃가루는 의외로 알레르기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분당차병원 알레르기내과 김미애 교수는 28일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중에 사과나 복숭아를 먹으면 입술이나 입·목 안이 간질간질해지고 부어오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꽃가루와 해당 과일의 알레르기 성분(항원)이 구조적으로 유사해 ‘교차 항원성’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봄에 흔한 자작나무나 참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는 사과 복숭아 키위 자두 호두 땅콩 밤 대추 토란 배 체리 수박 잣 살구 멜론 파인애플 토마토 등에 증상을 보인다. 가을철에 많이 날리는 쑥이나 돼지풀, 환삼덩굴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키위 사과 파인애플 복숭아 수박 포도 토마토에 반응할 수 있다.

천식알레르기학회 비염 연구팀이 전국 21개 의료기관에서 국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648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1.7%가 PFAS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에게서도 42.7%로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PFAS 환자들의 대부분은 입술, 입안, 목의 가려움이나 부종 등 구강 증상을 경험했지만 일부는 피부(43%) 호흡기(20%) 소화기(10.7%) 신경계(4.8%) 심혈관계(3.7%) 등 전신 반응도 호소했다. 8.9%는 아나필락시스 같은 중증 반응을 겪었다.

PFAS 원인 식품은 복숭아가 48.5%로 가장 많았고 사과(46.7%) 키위(30.4%) 땅콩(17.4%) 자두(16.3%) 밤(14.8%) 호두(14.1%) 파인애플(13.7%) 참외(12.6%) 토마토(11.9%) 멜론(11.5%) 살구(10.7%) 등 순이었다. 토란이나 인삼 들깻잎 도라지 쑥갓 더덕 칡 연근 등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도 PFAS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성 쇼크 우려 시 비상약 갖고 다녀야

학회는 “봄이나 가을철 혹은 여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비염, 결막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생과일이나 야채를 먹을 때 입술이나 목 안이 붓거나 가려운 느낌이 드는 경우 PFAS는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미애 교수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현된다면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담하고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혈청 특이 IgE 검사, 성분 항원검사 등), 경우에 따라선 경구유발검사를 받아서 원인이 뭔지, 어떤 음식을 피하고 어떻게 증상을 예방할지, 우발적으로 원인 식품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방법을 모색해 둘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입안이나 주변 외에 피부 발진, 두드러기 등 전신 반응이 나타날 땐 후두 부종이나 아나필락시스 같은 급성 반응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스스로 주사할 수 있는 ‘에피네프린’ 등 비상약을 처방받아서 지니고 다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PFAS는 원인 식품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그러려면 식품 간 항원 교차성 여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두과인 체리 살구 자두 복숭아 감 아몬드는 서로 구조적 유사성이 있어 이 중 한 가지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나머지 식품에도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건강식품으로 팔리는 꽃가루 과립이나 로열젤리를 먹은 뒤 PFAS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PFAS를 피하려고 무분별하게 생과일·채소를 피할 필요는 없다. 알레르기 전문가와 상의 후 섭취를 피할 식품을 구분하고 우연히 노출될 경우 대비책만 마련한다면 영양 균형을 잃지 않고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 꽃가루 면역치료 후 PFAS가 개선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지만 아직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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