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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봉 영화 ‘파과’서 악 처단 킬러로
“발목 무릎 다치고 손에 불붙는 시련도”
“어떻게 이런 일이 생각되는 결과 나와”
이혜영은 "저는 상대 남자 배우가 없어도 되는 영화와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로맨틱한 내용은 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NEW 수필름 제공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감탄했다. 배우 이혜영은 조금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영화 ‘파과’에서 예상보다 많은 액션을 소화했고, ‘파과’가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초청돼 갈채를 받아서다. 개봉(30일)을 앞두고는 “조금 두렵고 떨린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머리는 금색과 회색이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63세라는 나이는 공공문서의 숫자에 불과해 보였다.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의문 가졌던 원작”

이혜영은 '파과'에서 킬러 조각을 연기하며 다양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NEW 제공


‘파과’는 작가 구병모가 쓴 같은 이름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바퀴벌레 같은 사람들’을 처단하는 회사 신성방역의 최장기 근속 직원인 킬러 조각(이혜영)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조각은 ‘방역’ 대상을 두고 창업자 2세 손 실장(김강우)과 대립한다. 조각은 회사가 세상의 악을 처단하는 신성한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손 실장은 ‘매출’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본다. 조각은 손 실장이 특별 영입한 엘리트 킬러 투우(김성철)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예상치 못했던 일을 맞이하게 된다.

조각은 살인청부업계의 전설이다. 20대 때는 수십 대 일로 싸워 상대를 제압한 적이 있기도 하다. 60대 중반이 됐다고 하나 여전히 현장을 지키고 있다. 액션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역할이다. 이혜영은 “소설을 먼저 읽었을 때 남들이 전설이라 믿는 조각의 수수께끼 같은 힘의 원천이 궁금했다”고 돌아봤다. “킬러 얘기는 비현실적이라 과연 이게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의문을 품기도 했는데 민규동 감독이 출연 제안을 해왔다. 이혜영은 “민 감독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같은 판타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흔한 액션 영화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거다.

드라마 ‘우리, 집’(2024) 촬영을 마치고 열흘 후 ‘파과’ 현장에 합류했다. 몸을 만들 생각도, 시간도 없었다. 첫 촬영부터 액션 장면이었고, 부상이 이어졌다. “싱크대로 떨어지는 장면에서 갈비뼈가 나갔다.” “2박3일로 정해진 촬영 기일을 맞추느라 마냥 소파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이혜영은 “다시 촬영을 강행하다 갈비뼈 또 하나가 나갔다”고 말했다. “발목과 무릎을 다쳤고, 총 쏘는 장면에서 손에 불이 붙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촬영을 마친 후 “이럴 줄 알았으면 몸을 좀 만들고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험난한 연기였다. “(액션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2002)를 했던 몸이 아직 남아 있는 건지, 제가 깡패 기질이 좀 있는 건지 해내기는 했어요.”

“김성철 순수함에 내가 돋보였다”

이혜영이 연기한 조각은 신체적으로는 늙었으나 킬러 본능은 살아있는 인물이다. NEW 제공


‘파과’는 이혜영의 존재감이 두드러진 영화다. 하지만 이혜영은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성철 덕분에 제가 섹시해 보이고 멋있어 보였던 거”라고 말했다. “김성철 배우가 나이(34)에 맞는 순수함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김성철을 ‘뷰티풀(Beutiful)’한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는 존 레논(1940~1980)의 노래 ‘뷰티풀 보이’를 짧게 부르기도 했다.

19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 40년이 넘었다. 최근 이혜영의 출연작 목록에는 감독 홍상수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2021)를 시작으로 ‘탑’(2022), ‘여행자의 필요’(2024)에 출연했다. 이혜영은 “‘당신 얼굴 앞에서’에 출연하기 전까지 홍 감독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집안일을 하다가 TV로 듬성듬성 보면 저렇게 지루한 영화를 누가 보냐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이혜영은 “홍 감독과의 영화 촬영 모든 과정이 하나의 ‘아트’처럼 느껴졌다”며 “제가 그렇게 자유로움을 느낀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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