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1분께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난 산불이 밤에도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일어난 산불은 이날 밤까지 이어졌다. 불은 강풍을 타고 민가 방향으로 확산해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날 오후 2시1분께 대구시 북구 노곡동 산53 일대에서 산불이 났다. 산림청은 오후 3시10분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30분 뒤인 3시40분에는 2단계로 격상했다. 이어 오후 6시 3단계로 격상했다. 이어 소방당국은 오후 4시5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다. ‘국가소방동원’이란, 재난이 발생하였거나 임박한 시·도의 소방력만으로는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에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관리하는 일련의 조처를 말한다. 이날 저녁 7시30분 기준 산림당국은 수리온 헬기 2대와 고성능 산불진화차량을 비롯한 진화차량 76대, 진화인력 766명을 투입했다. 산불영향구역은 151㏊이며, 진화율은 19%로 나타났다. 전체 불의 길이는 10.6㎞이며 이 가운데 2㎞를 껐다.


소방당국은 이날 일몰을 전후해 진화 작업에 투입한 헬기를 대부분 철수하고, 민가 인근으로 확산을 막기 위해 민가 방어선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당국은 노곡동·조야동·서변동·구암동 등 5630여명 주민에게 재난문자를 보내 선제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현재 119명이 팔달초·매천초·동변중으로 대피했다. 현재 민가로 불이 옮겨붙지는 않았으며, 밤 10시 현재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다.

다만 이날 밤사이 산불 현장에는 평균풍속 초속 2.7m,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5m에 이르는 비교적 약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당국은 야간에 수리온 헬기 2대 등을 투입해 진화하고, 29일 해가 뜨는 대로 진화헬기 36대 등을 재투입해 대대적인 진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대구경찰청은 산불 현장에 기동대 7개 중대 등 500여명을 배치해 교통 통제, 주민 대피 등 조처를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불이 난 인근 지역인 성북초·서변초·서변중 등 3곳을 29일 휴교하기로 했다.

지난 1일부터 대구시의 ‘산불 예방 행정명령’으로 입산이 금지된 함지산에 불이 난 원인은 의문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저녁 산불 현장에서 연 브리핑에서 “발화 지점은 입산 통제 구역으로 정상적인 등산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을 진화한 뒤 정확한 발화 원인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기동 중대본부장은 “도시형 산불 특성을 고려해 취약계층을 즉시 사전 대피시키고, 민가 주변에 방화선을 구축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는 데 최우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대구시 북구 및 인근 지자체는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동원해 선제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함지산 산불 영향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4시 기점으로 경부고속도로 북대구 나들목(IC) 양방향 진입과 진출을 차단했다.

한겨레

김규현 기자 [email protected], 장수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