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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주, '산불 피해' 지역서 사살 작업
"먹이 잃은 코알라들, 고통 덜어 주는 조치"
일각선 살처분 효과·적절성에 의문 제기
2020년 1월 호주 캥거루섬 산불 사태로 화상을 입은 채 구조된 코알라가 자원봉사를 하는 수의사 품에 안겨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EPA 연합뉴스


호주의 한 주정부가 헬리콥터를 이용해 야생 코알라 700여 마리를 총살한 사실이 드러났다. "산불 후유증에 시달리는 코알라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안락사"라는 게 당국 설명이다. 그러나 인간의 자의적인 살처분으로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호주 남부 빅토리아주(州)는 최근 부즈빔 국립공원 화재로 먹이를 잃은 코알라들을 안락사시키기 위해 헬리콥터에서 저격해 사살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지난 3월 초 발생한 산불로 소실된 공원 부지는 2,200ha(22㎢)에 달한다. 이로 인해 코알라의 주요 먹이원인 유칼립투스 나무 숲도 파괴됐는데, "코알라들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도록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게 주정부 입장이다.

문제는 '헬리콥터 사살'로 죽은 코알라가 무려 700마리 이상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주 환경 당국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토드 빅토리아주 에너지 환경 기후행동부 생물다양성 부문 최고책임자는 "이 방법을 사용하기로 한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게 아니다. 경험이 풍부한 수의사와 야생동물 복지 윤리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헬리콥터로 약 30m 거리에서 코알라 2,000여 마리를 쌍안경 및 기타 광학 보조장치 등으로 개별 평가한 뒤 안락사를 (선별적으로)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년간 코알라를 연구해 온 생태학자 롤프 슐라글로스는 이번 살처분의 효과와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용이 더 많이 들더라도 지상으로의 접근 방식이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빅토리아주는 코알라가 너무 많이 번식하는 반면, 나무는 너무 적게 번식하고 있다"며 "근본적 문제는 코알라 서식지와 자생 식물을 주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동물 복지 단체들은 산불이 일어난 국립공원 인근의 유칼립투스 농장 벌목 탓에 서식지를 잃은 코알라들이 공원으로 이동한 결과, '공원 내 코알라 개체수'가 급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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