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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파고들어 본선 시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28일, 이재명 후보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찾아 ‘반도체 특별법 신속 제정’을 약속했다.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보수 인사들을 대선 캠프에 두루 영입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이 후보를 확정하기 전 중도·보수 표심을 선제 공략해 대선 득표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이 후보의 첫 일정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였다.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그는 “지금 급한 것은 국민 통합”이라며 “정치는 현실이고 민생을 개선하는 게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몫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지나간 이야기, 이념이나 진영 이야기는 잠깐 곁으로 미뤄두면 어떨까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이후) 헌정 파괴 세력을 징치하고 민주 공화정을 회복하는 데 모든 사회 세력이 함께해야 한다. 오른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보다는, 뒤로 가는 세력을 막는 게 우선”이라며 권위주의 통치기 대통령을 함께 참배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의 이날 행보는 철저히 ‘중도 확장’에 방향키가 맞춰졌다. 이날 아침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반도체 특별법 제정과 세제 혜택 확대, 반도체 알이(RE)100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지원 등 반도체 산업 지원을 약속한 이 후보는 오후엔 에스케이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찾아 “국가 경제는 기업 활동에 의해 유지될 수밖에 없다. 경제 활성화의 주체는 기업임이 분명하다”며 친기업 노선을 강조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에이아이(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이 후보가 강조하는 미래 비전인 에이아이 산업 투자와 지원에 분명한 의지를 드러낸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확장 전략은 30일 출범을 예고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조직에서도 드러날 전망이다. 12·3 내란 이후 이석연 전 법제처장,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 보수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조언을 구해온 이 후보는 선대위에도 윤여준 전 장관을 비롯한 보수 인사들을 두루 영입할 계획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은 제가 평소에 조언도 많이 구하고 고언도 많이 해주신다. 윤 전 장관께 우리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맡아주십사 부탁을 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캠프에 영입된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도 29일 경북도청에서 옛 보수정당 인사들과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

이 후보 쪽은 보수 진영이 결집해 대선이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에 대비해 레이스 초반 중원 다툼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아야 한다고 본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 당이 이번 대선에서 55% 이상을 얻어 확실한 승리를 거둬야 내란 세력의 저항을 이겨내고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선거 내내 팔을 최대한 멀리 뻗어 보수를 끌어안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당 관계자들은 이런 이 후보의 행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로와 닮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이 후보는 취약한 당내 기반, 직설 화법, 투사 이미지 탓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자주 견주어졌다. 그러나 보수 인사와 거침없이 만나는 통합 행보 등 최근의 모습은 “민주적 리더십과 이상을 강조한 ‘노무현 모델’보단 위기 앞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실용 행보에 집중한 ‘김대중 모델’에 가깝다”(이 후보와 가까운 원외 인사)는 평가다.

이날 현충원을 찾은 이 후보가 김민석 최고위원의 제안에 따라 즉흥적으로 박태준 전 국무총리(포스코 초대 회장) 묘역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디제이피(DJP) 연합’(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연립내각)은 그야말로 진보·보수의 연합정권”이고 “박 전 총리는 통합의 아름다운 열매 같은 존재”라고 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아이티(IT) 산업에 투자해 지금의 디지털 선도국가의 밑돌을 놓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우리 당에는 성장 담론을 제시한 지도자가 없었다. 이 후보의 에이아이 투자론도 그런 의미에서 디제이 노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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