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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6일 공개된 'SNL 코리아'에 자신의 행동과 말투를 따라하는 개그맨 정성호와 함께 출연했다. 한동훈 후보 페이스북 캡처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SNL 코리아'에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로 출연해 자신의 말투를 따라 하는 개그맨 정성호씨를 손님으로 응대한 장면이 화제다. 한 후보가 계산대에 삼각김밥을 올려 놓은 정씨에게 "데워 드릴까요"라고 묻자, 정씨는 정색하며 "제가 이걸 살 거라는 걸 어떻게 아시죠"라고 반문했다. 한 후보가 "(삼각김밥을) 가져오셨으니까"라고 하자, 정씨는 이번엔 "갖고 왔다고 해서 산다는 건 억측 아닙니까"라고 되묻는다.

□ 이 장면은 2023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편의점에 간 한동훈'이란 상황극 대본을 패러디한 것이다.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의 공세에 특유의 반문 화법으로 핵심을 비켜가거나 화제를 돌리는 상황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한 후보는 방송 말미에 정씨를 보며 "내가 진짜 이러나"라며 "저런 표정을 앞에서 지으면 되게 약오르는구나"라고 혼잣말했다. 이튿날 페이스북에도 정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거울치료' '반성'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거울치료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감정과 행동을 새롭게 이해하는 방법을 이른다.

□ 한 후보 화법에 대한 비판은 이젠 민주당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맞붙은 나경원 의원에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하를 부탁 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하자, 나 의원은 "똑바로 말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지난 2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는 한 후보에게 '깐족'이란 표현을 13차례 사용하며 "깐족거리며 토론하는 사람하고는 더 이상 얘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 정치인이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으로 지지층의 환호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상대를 제압 대상으로 여기는 대결적 인식은 대화와 타협이 본령인 정치의 작동을 어렵게 한다. 공방하는 과정에도 '나도 언젠가 긁힌다(약점을 들키거나 비하당해 불쾌하다)'는 생각으로 금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다. 정치 복원을 위해서도 모든 정치인들에게 거울치료 도입이 시급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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