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고, 북한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도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안팎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북한과의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방안들을 놓고 은밀하게 논의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고위 관리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트럼프의 우선 순위 명단에서 북한은 뒤에 있고 북한과의 대화가 임박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면 회담을 원하고 있는 것이 명백해, 국가안보팀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 고위 관리는 “우리는 현재 북한이 어떤 지점에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기관들을 소집하고 있다”며 “지난 4년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고, 우리는 관여를 포함해 가능한 경로를 평가하고, 진단하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고위 관리는 행정부 관리들은 김정은으로부터의 “연서 한장”으로도 트럼프의 관심을 끌고 그다음에는 바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초기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도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관리 및 전문가들과 협의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스웨덴 대사의 방문은 평양과의 관여에 대한 워싱턴의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관리들도 북한과 관련해 전문가들과 수차례의 원탁 토론을 했다. 이 밀실 토론에서 제기된 안건 중 하나는 만약 대화가 시작되면 북한의 교섭담당자들이 누가 될 것이냐는 것이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북미정상회담에 관여했던 북한 관리들은 대부분 숙청되거나, 재교육 중이다. 스팀슨 센터의 한국프로그램 국장인 제니 타운은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를 위한 새로운 특사를 임명하지 않은 것 같다”며 “그들은 긍정적인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최근 입장은 협상에 덜 부정적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관여에 적극성을 보일지는 대화의 성격에 달렸다고 전직 고위 관리는 말했다.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는 북한 헌법에 명시되어 있어서, 김정은은 과거 대화의 주제였던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전직 관리들은 전했다. 하지만, 대화가 북한을 핵무기 국가로 인정하는 군축이라면, “그들은 온종일 그런 대화를 가질 것”이라고 전직 관리들은 전했다.

북한의 핵 능력 진전과 더 강력해진 외교적 입지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1기 집권 때 김정은에게 가졌던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힘들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액시오스는 분석했다. 트럼프 1기 때 평양에 대한 중국의 압력을 결정적 역할을 했으나, 현재 중국은 트럼프를 위해서 김정은을 압박하는 데 관심이 없음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는 등 러시아와 관계를 심화시켜 왔다.

이 고위 관리는 북한 핵 능력 진전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책임을 물으면서 “우리는 현재 훨씬 나쁜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한겨레

정의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