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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백악관, "AP는 빠지고 'MAGA 미디어' 들어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후 백악관 기자실도 전에 없던 변화를 맞았습니다. 대표적 뉴스통신사이고 출입기자단의 맨앞에 앉던 AP의 기자가 출입 정지를 당한 반면, 전에 없이 새로운 매체의 기자들이 출입하게 된 것입니다.

백악관을 새로 출입하게된 MAGA 미디어 기자들

뉴미디어 뉴스채널 혹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디어라는 이념적 용어로 표현할 수 있는 우파매체들의 기자입니다. 이 새로운 기자들이 트럼프와 외국 정상간의 회담자리에서까지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이젠 쉽게 보게 됐는데요. 공교롭게 CNN과 NHK, 나라는 다르지만 각기 미국과 일본의 레거시미디어를 대표한다고 할 매체의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새로 들어온 신참이자 MAGA 미디어의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인터뷰해 기사를 냈습니다. 기자가 기자를 취재한 건데요. 이 내용에 몇가지 미디어 통계를 중심으로 MAGA 기자들과 백악관 취재환경의 변화를 들여다봤습니다.

https://edition.cnn.com/2025/04/23/politics/video/maga-media-trump-white-house-correspondent-digvid

https://www3.nhk.or.jp/news/html/20250418/k10014783221000.html



50개의 좌석 중 하나를 차지한 MAGA 미디어

백악관의 기자실은 의외로 작습니다. 웨스트윙 1층의 브랜디룸이란 이름의 방인데 좌석은 모두 해서 49개 입니다. 이 의자의 맨 앞줄엔 NBC, FOX, CBS, CNN 등 주요 네트워크와 로이터 그리고 출입 정지 당한 AP 등 통신사의 기자들이 앉습니다. 그리고 49개의 자리에 앉지 못한 외신과 또 많은 매체들은 서서 브리핑을 듣고 질문합니다.

백악관 기자실 브랜디룸의 모습

그런데 앞줄의 맨 오른쪽에 백악관 대변인실 직원이 앉던 좌석 하나가 있었는데 이 자리가 새롭게 신흥 MAGA미디어를 위한 자리로 배정됐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 주변에 역시 신흥 미디어의 기자들이 모여서 무리를 형성하게 됐습니다.

새로 생긴 자리에 모인 MAGA기자들, 가운데서 질문하는 LindellTV 기자

그러면 이 신참 기자들의 질문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인상적인 질문이 많았습니다. Lindell TV의 기자는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해 보인다며 맥도날드를 덜 먹는 것이냐? 건강 관리 계획을 공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으로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Real America Voice의 브라이언 글렌 기자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양복을 안 입고 왔냐는 질문을 던지며 무례하다고 꾸짖어 젤렌스키가 백악관에서 쫓겨나가는 데 일조했습니다.



"너 기자 맞냐?"‥"맞다, 그러는 네가 거짓 언론이야"

트럼프를 옹호하고 칭송하는 내용의 질문만 하는 모습에서 과연 저들이 저널리스트가 맞냐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CNN과 NHK의 기자들도 마치 약속한 듯 '너 기자 맞냐'는 질문을 MAGA 미디어 기자의 대표격으로 가장 젊기도 한 24살의 나탈리 윈터스에게 던집니다. 그녀는 트럼프의 책사라는 스티브 배논과 함께 'War Room'이란 뉴스채널을 진행하는 기자로 올 1월부터 백악관에 출입하고 있습니다.

MAGA미디어 기자로 백악관에 입성한 나탈리 윈터스 기자

그녀는 "스스로를 저널리스트라고 생각하냐?"는 CNN기자의 질문에 주저없이 "그렇다"고 답하며 "내가 그 질문에 머뭇거릴 줄 알았냐"고 맞받아칩니다. 그녀는 자신이 트럼프의 팬이란 것을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NHK기자에겐 '백악관 기자실 좌석엔 거짓말쟁이 레거시미디어 기자들만 앉아 있지만 언젠가 자신도 좌석을 차지하고 싶다'며 포부와 함께 기존 매체를 비판합니다.

윈터스 기자는 레거시미디어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중립인 척 거짓말을 하는 반면 자신들 MAGA미디어는 트럼프의 승리에 기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진정한 언론이란 논리를 전개합니다. 정치적 견해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NHK기자에게 강조합니다.



트럼프를 비판해보라 하자 나온 답은?

이런 그녀에게 트럼프의 팬이면서 트럼프를 비판할 수 있겠냐고 CNN기자는 질문합니다.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전제로 한 질문이죠. 그러자 윈터스는 자신은 100% 비판할 수 있고 해왔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실제 비판한 것을 예로 들어보라 하자 대학졸업자에게 영주권을 주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을 비판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건 고학력자라고 문을 열지 말라는 즉 반이민정책에 예외를 두지 말고 더 보수적으로 하라는 것이니 정말 트럼프의 이념에 반하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Lindell TV 기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자 '지금은 모든 것이 너무 잘 돌아가고 있어 압도될 정도'라며 비판할 것을 찾기 어렵다는 역시 당당한 답을 내놓습니다.



레거시미디어의 신뢰도 하락은 사실이지만

'비판하지 않고 칭송만 하는 기자가 무슨 기자냐'는 평가에 대해 이 MAGA기자들은 '정말 민의를 대표하는 건 우리야, 전통적 매체들은 위선자야'라는 답을 내놓는다 볼 수 있는데요. 사실 미국에서 레거시미디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건 사실이긴 합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1972년에 68퍼센트에 달하던 미국인들의 레거시미디어에 대한 신뢰도는 2024년에 31퍼센트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MAGA미디어 기자들의 레거시미디어에 대한 비판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라 할 수 있죠.

미국인의 레거시미디어에 대한 신뢰도 변화 (출처 : 갤럽, 클로드로 재구성)

하지만 이것도 정치성향에 따라 나눠서 보면 좀 다른 양상이 보이는데요. 공화당지지자들의 레거시미디어에 대한 불신은 계속 늘어 2023년에 59%가 불신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큰 변화가 없고 불신한다고 답한 이는 6%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레거시미디어에 대한 불신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층에 집중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고 진보층이나 무당층은 여전히 레거시미디어를 신뢰하는 정도가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견해에 따른 레거시미디어 신뢰도 변화 (출처: 갤럽)



50석 기자실에 들어가긴 했는데 구독자수가 265명

그리고 이들 MAGA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50석 백악관 기자실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여론지형에 영향력을 가졌냐는 의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Real America's Voice의 유튜브채널 구독자수는 16만 5천 명, War Room은 5만 2천여 명입니다. 적지는 않은 수입니다. 하지만 CNN은 1610만 명이고 NBC News도 250만 명이어서 아직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백악관 출입기자가 트럼프의 건강법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채널소유주가 트럼프 베개를 파는 열혈 지지자이기도 한 LindellTVnews의 채널 구독자수는 얼마일까요.

네 바로 '265명'입니다.(그새 누군가 새로 가입하지 않았다면요)

LindellTV 유튜브 채널 모습

레거시미디어의 기자가 새로 기자실에 들어온 신흥 보수우파 미디어의 기자에게 '너 기자 맞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하고 그에 대해 당당하게 '그래 맞아, 그러는 네가 거짓 언론'이야라는 취지로 진지하게 답하는 상황은 주목할 만합니다.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관이 충돌하는 모습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그래서 그 가치관을 바꿔야 할 상황인지는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적절히 판단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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