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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서 활동하는 가짜 쇼핑몰, 회원가입 과정서 개인정보 탈취
사이트 폐쇄 후 잠적… 무통장 입금으로 추적 어려워
네이버 “외부몰도 정책 위반 시 차단… 기술적 한계로 사전 차단은 어려워"

일러스트=챗GPT

직장인 A(37)씨는 최근 수입산 향수를 구매하기 위해 ‘네이버 쇼핑’을 찾았다. 페이지 추천 상단에 ‘최저가 7만원’이라는 표식과 함께 노출된 쇼핑몰 ‘뻐꾸기’를 눌렀다. 회원가입 과정에서 이름·주소·전화번호·이메일·비밀번호를 요구했다. 결제 수단은 계좌이체가 유일했지만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신한은행 ‘XX건군무역’ 계좌로 송금을 했다. 결제 확인 메일을 받고 하루가 지난 뒤 해당 상품 페이지는 사라졌고, 쇼핑몰 이름은 ‘작열하는 바다’로 바뀌었다.


‘XX건군무역’은 동일한 법인 명의로 여러 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다. 쇼핑몰 주소지는 용인·광주·안산 등 수시로 바뀌었고, 대표자명도 중국인 명의 여럿이 번갈아 등록돼 있었다. A씨는 피해 사실을 경찰서에 접수했고, 네이버 측에 문제를 알린 뒤에야 가짜 쇼핑몰이 삭제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일한 사업자 계좌를 쓰는 또 다른 쇼핑몰이 네이버 가격비교에 등장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무통장 입금을 유도한 뒤 종적을 감추는 ‘가짜 쇼핑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에는 이와 유사한 사기 피해를 알리는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에서 검색된 ‘달리는 기린’이라는 외부 쇼핑몰에서 무통장 입금으로 샤넬 향수를 결제한 B씨 역시 피해를 입었다. 그는 “XX건군무역 계좌로 입금한 뒤 배송이 지연돼 문의를 했더니 ‘구매자가 많아 일주일 넘게 걸린다’는 답변이 왔다”며 “며칠 뒤 사이트가 접근이 차단된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가짜 쇼핑몰에 속은 것이 금전적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짜 쇼핑몰은 회원가입 단계에서 주소, 휴대전화 번호, 비밀번호 등을 요구한다. 실제 A씨는 가짜 쇼핑몰에 가입한 다음 날 중국발 스팸 문자를 수신했다. 보안업계에선 이렇게 탈취된 정보가 보이스피싱·대포폰 개통·가상자산 거래소 계정 생성 등 2차 범죄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러한 피해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플랫폼의 구조상 허점이 지목된다. 네이버 가격비교 시스템은 ‘스마트스토어·백화점몰·외부몰’ 세 갈래로 입점 구조가 나뉘어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사업자 등록, 통신판매 신고, 판매 이력 등을 기반으로 비교적 엄격한 심사 절차를 거치는 반면, 외부몰은 자사몰·타 플랫폼몰 등 다양한 유형이 입점 가능하며, 일정 기준 충족 시 노출이 가능하다.

네이버 측은 “외부몰이라도 거래 데이터·이상 패턴을 실시간 점검해 정책 위반이 확인되면 즉시 차단한다”면서도 “플랫폼을 벗어난 계좌이체·전화 주문은 기술적 한계 때문에 사전 차단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허위 수입산 향수 상품이 네이버 가격비교 최저가로 추천되어 있는 모습./네이버 쇼핑 갈무리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가짜 쇼핑몰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21~2023년 국제거래소비자포털에 접수된 해외직구 사기성 쇼핑몰 상담 건수는 모두 2064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251건, 2022년 441건, 2023년 1372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사칭 쇼핑몰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해 12월 초 최초 접수 이후 현재까지 106건에 달한다. 사업자의 신원이 불분명해 피해 구제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가짜 쇼핑몰발 사기 피해가 증가하면서 플랫폼 책임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플랫폼의 부실한 입점 업체 관리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이어졌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지난 2021년 “판매자 신원 확인 조치가 미흡하다”며 네이버·쿠팡·11번가 등 7개사에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가격비교 노출을 즉시 해제하고, 정책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내부적으로 조치를 한다”면서 “사업자 계좌나 IP(인터넷 주소), 도메인 패턴 등을 살펴보며 이상 징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통장 입금만 요구하거나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외부몰은 일단 의심하고, 네이버페이나 카드 결제 등 추적 가능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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