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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브랜드로 잘 알려진 제주맥주가 100억 원대 사채를 발행한 지 3개월 만에 또 다시 대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잇따른 적자 속에서도 벤처투자회사를 인수한 제주맥주에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다시 1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하면서, 자금조달의 목적과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맥주.

본업은 부진한데…‘벤처투자사’ KIB벤처스 전격 인수
28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맥주는 지난 1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100억 원을 조달했고, 이 자금으로 이달 8일 ‘KIB벤처스’라는 벤처투자기업을 인수했다. 문제는 이 자금의 원래 목적이 ‘운영자금’이었다는 점이다.

실제 초기 공시에선 운영자금으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정정 공시를 통해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즉 인수합병(M&A)으로 용처를 바꿨다.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본업 강화가 아닌 신사업에 투자한 셈이다.

인수 대상인 KIB벤처스는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회사로, 제조업 기반의 제주맥주와는 사업 성격이 다르다. 인수에 투입된 자금은 제주맥주의 자산 대비 31.7%, 자기자본 대비 126.5%에 이를 정도로 규모도 크다.

그래픽=정서희

이번엔 또 CB 발행…다시 ‘운영자금’ 명목
제주맥주는 지난 24일 다시 1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사측은 이번에도 자금 용도를 ‘운영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선 사례로 인해 투자자들의 의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번 CB는 연 1% 이자율에 전환가 2260원으로 책정됐다. 주식 전환 시 전체 주식의 22%가 새로 발행되며, 이는 지분 희석 우려로도 이어질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공시에서 조건이 투자자에게 더 유리하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자율은 기존 0%에서 1%로 올랐고, 전환가도 낮아져 실제 발행되는 주식 수는 더 많아졌다. 이는 제주맥주가 자금 확보에 다급함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첫 발행 당시 사채 위험이 높아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아 사채가 잘 안 팔린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조달을 빠르게 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우호적으로 조건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울반도체 인수 후 주주 불안 확대…“자금 어디 쓰일지 모르겠다”
제주맥주는 2015년 회사 설립 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2021년 기술특례로 상장 후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2024년 매출은 1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고, 누적 영업손실은 약 268억 원에 달한다. 본업인 수제맥주 사업이 정체 상태인 반면, 사채 발행과 인수합병 등 재무 활동은 더 활발한 상황이다.

이 같은 급격한 방향 전환의 배경에는 최대주주의 변화가 있다. 제주맥주의 최대주주는 두번이나 바뀌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11월 기존 ‘더블에이치엠’에서 전자부품 회사 ‘한울반도체’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한울반도체는 제주맥주의 지분 24.2%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한울반도체는 BW를 인수하며 자금을 제주맥주에 넣었고, 그 자금으로 KIB벤처스 인수가 이뤄졌다. 제주맥주 측은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맥주회사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운영자금 명목으로 사채를 발행해놓고 정작 그 돈으로 벤처기업을 사들인 전례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번 CB 자금도 본래 목적과 다르게 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취재진의 수차례 질의에도 제주맥주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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