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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산책 때 풀숲, 잔디서 감염 우려
개도 사람도 위험한 인수공통 감염병
SFTS 감염 개 40마리 중 5마리 숨져
반려견을 산책 시킬 때는 개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셔터스톡
보건 당국이 반려동물을 통해 치명적인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이 병은 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개나 고양이가 풀숲이나 잔디에 들어갔다가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후 사람에게 옮기거나 개가 묻혀온 진드기가 사람을 물면서 감염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4월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대한수의사회와 함께 반려동물의 SFTS 감염을 감시한 결과, 8개월간 개 58마리, 고양이 한 마리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경과가 확인된 40마리 중 개 5마리가 죽었다. 이번 감시에는 전국 동물병원 4000여곳 중에서 167곳만 참여해 실제 감염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SFTS는 동물과 사람이 같이 걸리는 대표적인 고위험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고, 드물게 사람 간에 전파된다. 지난해 6월 22일 동물병원 직원(23)이 SFTS에 감염된 개에 물린 뒤 감염됐다. 보호 장갑을 끼었는데도 소용없었다. 일주일 후 38도 넘은 고열과 설사 증상이 나타났고, 지난해 7월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증상 치료가 잘 돼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개가 SFTS에 걸리면 콧물이 나고 비실비실하고 잘 먹지 않는 증세가 나타난다. 감염된 개의 눈물·콧물·혈액 등의 체액을 만진 손으로 눈이나 코를 비비면 사람이 감염된다. 감염된 개·고양이는 동물병원에서 치료하면 대체로 잘 낫는다고 한다.

SFTS에 걸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옮기기도 한다. 호흡으로 전파되지 않고 환자의 혈액·타액 등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해서 감염된다. 2013년 SFTS가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후 지난해까지 30명이 2차 감염됐다. 27명은 의료인, 2명은 환자의 가족, 1명은 장례지도사이다. 2020년 중증 감염자(사망)를 심폐소생술(CPR) 하던 의료인 15명이 집단감염 되기도 했다.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전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사진은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서식한다. [연합뉴스]

다만 반려동물을 통한 감염보다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사람이 훨씬 많다. 지난해 163명이 야외 활동을 하다 걸렸다. 4~11월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달 15일 전북 남원에서 80대 여성이 농사일하다 진드기에 물려 감염됐다. 올해 첫 발생이다. 2013~2024년 2065명이 감염돼 381명(18.5%)이 숨졌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치명률은 12~47%로 매우 높다. 주요 증상은 발열·설사·근육통·오한·두통 등이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해열제 투여 등으로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한다. 이 때문에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우선순위 질병(global priority diseases)으로 SFTS를 선정했다(WHO R&D Blueprint).

질병청은 반려동물을 통한 감염 위험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한다. 질병청 김종희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SFTS 바이러스를 옮기는 참진드기가 산과 들에만 있는 게 아니라 대도시의 아파트 주변 풀밭에도 있다"며 "개를 산책시킬 때 풀밭에 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참진드기의 0.5%가 SFTS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야외활동할 때 긴팔·긴바지 옷을 입고, 모자·토시·양말 등을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풀밭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아야 한다. 풀밭에서 용변을 보는 것도 삼가야 한다. 야외 활동 때 입은 옷을 반드시 세탁하는 게 좋다.

차준홍 기자
인수공통 감염병은 13가지다. 가장 위험한 게 조류인플루엔자(AI)다. 질병청을 비롯한 세계 보건 전문가가 다음 팬데믹 1순위 후보로 꼽는다. 야생조류가 닭·오리를 감염시키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젖소, 영국에서 양으로 확산했다. 지난달 국내에선 야생 삵의 감염이 확인됐고, 2023년 7월 서울 용산구·관악구에서 고양이 7마리가 AI 바이러스에 감염돼 집단폐사 했다.

더 위험한 건 사람이 AI에 잇따라 감염되는 점이다. 2003년 1~7월 세계 23개국 878명이 H5N1형 고병원성 AI에 감염됐고, 458명이 숨졌다(치사율 52%). 올 초 미국에서 닭·야생조류에 노출된 65세 주민이 AI에 감염돼 숨졌다. 기저질환(원래 앓던 병)이 있던 사람이다. 이달 초 멕시코에서 3세 아이가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사람이 감염된 적이 없다.

여상구 질병청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AI 변이가 심해지면서 인간과 유전학적으로 가까운 젖소·고양이 등으로 종의 장벽을 뛰어넘고 있다. 아직 사람 간 전파는 없지만, 점점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큐열도 끊이지 않는다. 진드기가 매개하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이 병에 걸린 소·흑염소의 비말(침방울)로 사람에게 옮긴다. 지난해 22명, 2023년 57명, 2022년 56명 걸렸다. 대부분 사육 농민이다. 이광준 질병청 인수공통감염연구과장은 "개 식용이 금지되면서 최근 몇 년 새 염소 사육이 증가하는 점도 큐열 위험을 높인다"고 말한다. 사육 농민을 정기검진하지 않기 때문에 큐열에 걸린 줄 모르고 숨진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캄필로박터·살모넬라균 등의 장관감염증은 닭에서 사람에게 온다. 닭을 생식하거나 달걀을 날로 먹으면 감염될 수 있다. 무게를 달아 팔리는 파란(깨진 것)도 감염원이다. 열을 가하면 죽는데, 설익으면 균이 남아있을 수 있다. 감염자가 숨진 경우는 거의 없지만, 면역력이 약하거나 고령층은 심한 탈수 증세로 숨질 수도 있다.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주로 여름에 많이 생기고, 캄필로박터 감염증은 늘 생길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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