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후보 콘텐츠, 전략 담겼다는 분석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온라인 소통 채널에 올린 콘텐츠. 왼쪽부터 턱걸이하는 김문수 후보, 의료봉사에 나선 안철수 후보를 챗GPT로 만든 만화, 라이브 방송하는 한동훈 후보, 홍준표 후보의 쇼츠 영상 캡처. 각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의 호감을 사기 위한 온라인 소통에 열심이다. 라이브방송(라방)이나 쇼츠(짧은 영상)로 친근감을 높이고, 인터넷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 AI(인공지능)를 활용해 MZ세대에 다가가려 애쓰고 있다. 각 후보가 주력하는 콘텐츠에는 청년층 공략을 위한 저마다의 전략이 담겨 있다.
온라인 유세에 가장 자신감을 내비치는 주자는 한동훈 후보다. 그는 수시로 라방을 켜고 지지자들과 실시간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27일 기준 열두 차례 실시한 라방에선 ‘인간’ 한동훈의 모습이 강조됐다. 과자 새우깡을 먹으며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소개하거나 평소 즐기는 게임, 음악 등을 주제로 일상적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엘리트 검사 이미지를 옅게 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캠프 사무실에는 지지자들이 보낸 과자가 슈퍼마켓 진열대처럼 쌓였다고 한다.
홍준표 후보는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 수(약 74만명)를 보유하고 있다. 홍 후보 측이 주력하는 콘텐츠는 토론회, 인터뷰 등 기존 방송을 30초~1분 내외 분량으로 재편집한 쇼츠 영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MZ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서열정리’ 밈을 활용해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표현한 사자 캐릭터가 지하철에 탑승해 거들먹거리면 구석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던 닭(홍 후보)이 이를 제압하는 내용의 짧은 애니메이션이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청년들과 소통해온 결과가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문수 후보는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 ‘노익장’을 과시하는 영상을 잇달아 올려 화제가 됐다. 단순한 체력 과시가 아니라 ‘고령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한 홍보 전략 차원이다. 노동운동가 출신 보수 정치인인 자신의 인생사를 요약한 쇼츠 시리즈인 ‘보일러공 문수형의 이야기’도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AI 프로그램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생성형 AI인 ‘챗GPT’를 이용해 ‘안철수의 고난극복 네컷 만화’를 현재까지 5편 제작했는데, 청년 콘서트, 코로나19 의료봉사, 탄핵소추안 표결 등 정치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소신에 따른 결정을 내렸던 안 후보의 모습을 담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청년세대에 친숙한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소통하고,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은 내용의 영상, 사진들을 올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