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에 참석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의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환율 정책도 협상 의제에 오른 걸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 쪽이 한국의 상품수지 흑자 원인 중 하나로 한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시키는 것 아닌지를 의심하는 모양새지만, 정작 한국 외환당국은 ‘값싼 원화’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숨은 포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D.C.)에서 진행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양국 환율 정책 관련 협의 내용에 대해 “미 재무부 내부에서 무엇을 논의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각) 열린 ‘2+2 통상협의’에서 양국은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투자 협력과 함께 통화(환율) 정책을 협의 과제로 정한 바 있다.

미국 쪽이 제시한 환율 정책 협의의 세부 내용은 현재로썬 알기 어렵다. 다만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 원인으로 미국 쪽이 환율도 꼽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만 있을 뿐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을 겨냥해 8가지 비관세 부정 행위 중 첫번째로 ‘환율 조작’을 꼽은 바 있다. 다만 이때만 해도 ‘변동환율제’가 아닌 중국이나, 대규모 돈 풀기로 통화 약세를 유도해온 일본을 염두에 둔 것으로 시장은 풀이해왔다.

그간 미국은 반기마다 ‘환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며 무역 상대국의 외환 정책을 감시해왔다. 각국이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시키지 못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하반기 중국·독일 등과 함께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이 정한 대미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기준을 기술적으로 넘어선 탓이지 한국 정부의 외환 정책 자체를 미국이 문제 삼은 건 아니다.

우리 정부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통상협의 과정에서 환율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공산이 높다고 본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의 외환당국이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보다는 강세를 원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쪽도 바라는 방향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은행과 기재부는 과도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반기기보다는 수입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으로 평가해왔다. 한국 정부가 높은 환율을 선호한 것은 10여년 전 이명박 정부 때가 사실상 끝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수출 기업 지원을 위해 원-달러 환율을 높게 유지하는 정책을 편 바 있다. 그 이후 한국의 외환당국은 급격한 시장 변동성이 발생할 때만 시장 개입을 해왔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외환당국이 수년간 인위적인 원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또 한국은행은 외환당국의 가격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시장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의제의 한-미 간 협의는 미 재무부와 우리의 기재부가 중심에 선다. 미 상무부나 무역대표부는 이 논의에서 빠진다는 뜻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재무부와 우리 기재부가 별도로 환율 정책을 협상하기로 한 것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의 속성을 이해하는 재무당국 간 대화가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취지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744 [속보] 北, 러 파병 첫 공식확인…“김정은, 참전 결정 통보” 랭크뉴스 2025.04.28
49743 [Why] 수제맥주 대신 벤처투자?…‘제주맥주’의 100억 CB 발행 속내는 랭크뉴스 2025.04.28
49742 서울고검으로 넘어온 김건희 도이치 사건, 규명해야 할 의혹은? 랭크뉴스 2025.04.28
49741 통합과 확장 ‘범친명’, 선대위 실무 ‘신명’…역할 나눈 이재명의 사람들 랭크뉴스 2025.04.28
49740 "제가 피울 담배라고요" 억울해도 소용없다…'벌금 100만원' 내는 '이 나라' 랭크뉴스 2025.04.28
49739 ①성남·7인회에서 ②'여의도 신명' 확장 ③보수 인재까지 넘본다 [이재명의 사람들] 랭크뉴스 2025.04.28
49738 "반려견 풀밭 두지 말라"…치명률 47% 이 감염병, 주인도 노린다 랭크뉴스 2025.04.28
49737 단속 피하다 발목 잃은 아미노씨···이주노동자 비자는 늘리면서 마구잡이 단속은 강화 랭크뉴스 2025.04.28
49736 "수익률 기가 막히네"…올 수익률 27% 찍은 이 펀드[마켓시그널] 랭크뉴스 2025.04.28
49735 이재명, 대선 후보 확정‥'89.77%' 역대 최고 랭크뉴스 2025.04.28
49734 건설업계 딱딱한 이미지 버리고 ‘유튜브’ 감성 마케팅으로 2030 사로잡는다 랭크뉴스 2025.04.28
49733 라방·쇼츠·챗GPT·만화… 국힘 4강, MZ 공략 열전 랭크뉴스 2025.04.28
49732 이재명, 오늘 이승만·박정희 등 묘역 참배…대선후보 첫 일정 랭크뉴스 2025.04.28
49731 "상어는 알고보니 겁쟁이?"…공격 상당수가 '자기방어' 때문이라는데 랭크뉴스 2025.04.28
49730 [속보] 北, 러 파병 공식확인…"북러조약 이행에 충실할 것" 랭크뉴스 2025.04.28
49729 [여명]과학기술인의 행로난(行路難) 랭크뉴스 2025.04.28
49728 0.73%P차 낙선 후 3년…이재명, 다섯 고비 죄다 '기적 생환' 랭크뉴스 2025.04.28
49727 ‘1호 참모’ 정진상·‘여의도 길잡이’ 정성호… 의리·실력따라 중용 랭크뉴스 2025.04.28
49726 SK텔레콤, 오늘부터 유심 무료 교체…재고 부족에 혼란 예상 랭크뉴스 2025.04.28
49725 '더 빠르고 더 위험해진' 트럼프 2기… 100일간 전 세계 혼란에 빠뜨려 랭크뉴스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