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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당기순익 4조9289억… 16.8%↑
‘가계빚’ ‘기업 수익성’ 관리 내세워
금리인하기에도 수익 나날이 불어

정치 불안과 관세 전쟁 불확실성에 나라 경제는 침체를 거듭하는 반면 금융지주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4대 금융지주는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금리 인하기에도 대출금리를 바로 내리지 않고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기업에는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수익을 좇은 결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92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4조2215억원보다 7074억원(16.8%) 불어난 규모다. 분기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 4조9128억원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은 당기순이익이 1조697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420억원) 대비 6553억원(62.9%)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신한금융도 1조488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1조3215억원보다 1668억원(12.6%)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1조1277억으로 지난해 1조320억원 대비 937억원(9.1%)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금융만 순이익이 줄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15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8240억원보다 25.3%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명예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반영된 데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을 적게 반영해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잇따른 대내외 충격으로 악화일로인 국내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실적은 ‘나 홀로 호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다. 지난해 1분기 1.3% 반짝 성장한 뒤 2분기 -0.2%로 역성장하고, 3·4분기 0.1%씩 성장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다시 역성장했다. 특히 지난 1분기는 계엄·탄핵으로 인한 국내 정치 혼란과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 등 악재가 겹쳤다.

경제 전망도 한층 더 어두워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2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지난 24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7%에서 0.5%로 내려 잡았다. 같은 날 씨티그룹도 전망치를 0.8%에서 0.6%로 낮췄다. 한국은행 역시 현재 1.5%인 전망치를 다음 달 29일 대폭 낮춰 수정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기 침체 속 금융지주의 호실적을 견인하는 것은 이자 수익을 거두는 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1조264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 1분기 3895억원 대비 6369억원(163.5%) 늘었다. 신한은행도 1조1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9286억원보다 1995억원(21.5%) 늘었다. 하나은행은 9929억원으로 1년 전 8432억원에서 17.9% 증가했다.

금리 인하기 은행 수익 감소가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상반된 흐름이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조달비용 하락 효과는 누리면서 대출금리는 높게 유지하며 예대마진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순이자마진(NIM)은 1분기 기준 2.01%로, 지난해 4분기 분기 1.98% 대비 높아졌다. 신한금융 역시 1.91%로 직전 분기 1.86%보다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1.66%에서 1.70%으로 높아졌다. 하나금융은 1.69%로 지난해 4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금리는 ‘가계대출 관리’를, 기업대출 금리는 ‘수익성 관리’를 명분으로 기준금리 하락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보증서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평균 4.62%로, 지난해 10월 4.71%에서 0.09%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반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결정짓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2.756%로, 지난해 10월 24일 3.310%에서 0.554% 포인트 내렸다.

뿐만 아니라 생산성 있는 분야보다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출을 내주며 경기 침체기 금융의 역할마저 온전히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분기 4대 금융의 가계 원화대출금은 598조71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72조8794억원보다 4.5% 늘었다. 반면 기업 원화대출금은 688조827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668조2576억원 대비 증가율이 3.1%에 그쳤다.

금융지주들이 실적 중심 영업으로 금융 본연의 기능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돈을 빌리는 기업들은 어렵고, 돈을 빌려주는 은행만 상황이 좋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대출을 피하는 등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손쉽게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주담대 등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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