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수락 연설 및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최종 후보자 선출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오직 한명의 주인공을 위해 준비된 무대였다. 이재명 후보가 응원봉을 들고 입장할 때부터 현장은 이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을 향한 확신과 열정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 후보가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목소리로 “그래서 지금은 이, 재, 명 입니다”라며 정견 발표를 마치는 순간 행사장 안은 ‘이재명’을 연호하는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이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불안과 절망, 고통 속에서도 한가닥 희망을 안고 89.77%라는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저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해주셨다”며 “민주당과 국민들께서 압도적 정권 탈환을 통해, 내란과 퇴행의 구시대를 청산하고 국민 주권과 희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라고 명령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3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자신이 패배한 것이 12·3 내란으로 이어졌음을 언급하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그 뼈아픈 패배의 책임자, 저 이재명을 여러분이 다시 일으켜주셨다”고 했다. 그는 “당원과 지지자, 국민의 하나 된 마음 앞에 절박함을 넘어 비장함까지 느낀다”며 “가늠조차 어려운 무거운 책임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수락 연설의 클라이맥스는 이 후보가 선창하는 구호를 행사장 청중이 한목소리로 따라 하는 장면이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자!” “민생을 회복하고 경제를 살려내자!” “국민을 통합하고 세계로 나아가자!” “패배를 딛고 반드시 승리하자!”라는 4개의 구호를 외친 뒤 마지막으로 “패배를 털고 반드시 승리하자!”를 다시 한번 외쳤다. 앞의 세 구호는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통합’이라는 3대 정책 과제를 슬로건화한 것이었다.
개혁과 통합이란 과제를 언급할 때는 “23년 전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날”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후보는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가자’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2002년 4월27일 그랬듯, 2025년 4월27일도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자릿수 득표율에 그친 두 후보를 향한 격려와 위로 메시지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제부터 김동연의 비전이 이재명의 비전이고,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며 “더욱 단단한 민주당이 돼 ‘원팀’으로 승리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이 후보는 90%에 가까운 사상 초유의 득표율에 대해 “압도적인 기대이자 (압도적으로 주어진) 책임이라 생각한다. 저로선 책임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마설에 대해선 “심판을 하는 분이 선수로 뛰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국민들이 갖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헌재 판결까지 무시하는 건 헌법 파괴이고 그 자체로 내란 행위다. 내란 세력이 끊임없이 귀환을 노리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한 권한대행의 최근 행적과 관련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