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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4인에 대한 2차 투표가 개시된 27일, 김문수·안철수·홍준표 후보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방법론을 설파했다.

김 후보는 27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로서, 한 대행이 출마하면 즉시 찾아뵙고 신속·공정한 단일화를 성사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최종 후보가 되면 한 대행과 단일화 토론을 두 번 하고 ‘원샷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26일) 한 대행을 겨냥해 “백전백패 후보다. 출마를 포기해달라”고 했던 안 후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한 대행이 출마 시 우리 당 후보와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뽑아야겠죠”라며 “객관적이고 정확한 방법으로 뽑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사람과 함께 하겠다”(24일)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던 한동훈 후보는 27일 취재진과 만나 “보수의 중심은 국민의힘이고, 지금은 당 경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결이 다른 반응을 내놨다. 한 후보는 “(단일화 방식 거론은) 승부에 자신 없는 사람이나 하는 이야기 같다. 당밖에 월등하게 지지율이 높은 분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 후보 측은 “단일화 자체에 반대하진 않지만, 당 경선이 한창인데 단일화 방식까지 거론하는 건 섣부르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잇따라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거나, 적어도 반대하지 않는 데는 한 대행 출마에 긍정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의 여론, 즉 당심(黨心)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에이스리서치·뉴시스의 23~24일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층의 60.4%가 한 대행 출마에 찬성했다. 27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2차 경선 투표는 역선택 방지조항(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만 반영)이 적용된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하는 만큼, 단일화에 찬성하는 지지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경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금 한 대행과 대립각을 세웠다가는 지지율 5%는 날려 먹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처럼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한덕수 단일화’ 여부로 요동치는 것과 달리, 한 대행의 지지율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2~24일 한국갤럽 전화면접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는 이재명(38%), 한동훈(8%), 홍준표(7%), 한덕수(6%), 김문수(6%), 이준석·안철수(각 2%) 순이었다. 엠브레인퍼블릭의 23~24일 가상 3자 대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재명(49%), 한덕수(29%), 이준석(7%)으로 이 후보와 한 대행의 격차는 20%포인트였다. 그럼에도 한 대행이 반(反)이재명 빅텐트론의 키 포인트로 떠오르는 이유로 정치권에선 세 가지가 거론된다.

첫째는 시너지다. 이재명 후보의 압승이 확정적인 민주당 대선 경선과 달리 반명 진영의 최종 주자는 아직 안갯속이다. 치열한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 한 대행과 극적인 단일화가 이뤄지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및 진보 진영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힘을 합치면 폭발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빅텐트론의 근거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미 진영 결집은 끝났고, 단일화 뒤 중도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에겐 없는 한 대행만의 차별점, 즉 ‘보완재’로서의 기대감이다. 한 대행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보수 진영에선 보기 드문 호남 출신이다. 미국발(發) 통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미·통상 전문가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한 대행이 최종 후보가 안 되더라도 존재 자체로 보수 진영의 약점을 보완할 지원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는 한 대행이 파격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대통령 당선 시 1년 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기존 임기(2027년 5월)만 채우고 개헌 뒤 물러나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된다. 한 대행 출마를 지지해 온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이는 비(非)정치인인 한 대행만 가능한 카드로, 이재명 후보의 당선만은 막자는 표심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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