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2회 순직의무군경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번 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출마가 현실화되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미국과 통상 전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권한대행 쪽 관계자는 27일 “본인 최종 결심이 관건이지만, 출마하지 않기엔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1차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 4명은 모두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29일 결선투표에 진출할 2명의 후보가 가려지면 한 권한대행과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권한대행의 사퇴 시점으로 언급되는 것은 30일이다. 29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의장으로서 마지막 국정 업무를 처리한 뒤 직을 내려놓지 않겠냐는 것이다. 29일 국무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권한대행이 지명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 컨벤션 효과 극대화 차원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리는 5월3일 전후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면, 최상목 부총리가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선까지 4∼5주간의 국정을 책임져야 한다. 헌정 사상 최초인 ‘권한대행 부총리’를 두 차례나 맡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에서 진행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한 권한대행에게 출마에 대한 언질을 받았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한 대행 출마로 인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등과 관련해서는 “대외 신인도 차원에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달 말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안을 기각한 뒤 최 부총리가 87일 만에 권한대행을 내려놓으며 해산했던 범부처 권한대행 업무지원단도 다시 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