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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트, 각종 관세로 지구촌 요동
우크라전, 가자지구 전쟁 중재도 무색
이민자 추방, 대학과의 전쟁 등으로 사법부와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2기 취임 100일을 맞는다.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의 황금시대를 선언하며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100일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트럼프는 동맹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는 상호관세 폭격으로 지구촌을 뒤흔들었지만, 관세의 후폭풍은 부메랑처럼 미국을 먼저 때렸다. 외교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전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트럼프식 ‘힘을 통한 중재’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 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이민자 추방, 대학과의 문화전쟁 등으로 ‘충격과 공포’가 일상화했다. 미국민들은 트럼프 2기를 묘사하는 단어로 ‘혼란스러운(chaotic)’을 꼽았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전 세계의 자유무역 통상 질서를 무너뜨렸다. 지난 2일 미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상호관세는 한국 25% 등의 고관세율로 무역 상대국을 경악시켰다. 폭탄처럼 투하된 상호관세는 지난 9일 발효 13시간 만에 90일간 유예됐다. 뉴욕 증시가 요동치는 등 미국 경제부터 강타하자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격적으로 발효 유예를 선언한 뒤 전 세계 국가를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강요했다. 한국도 지난 23일 처음으로 미국과 상호관세 협의를 했다.

트럼프는 중국과는 보복하듯 관세율을 높여가며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총 145%, 중국은 미국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두 초강대국은 아직 제대로 된 협상도 없는 상태다. 트럼프는 최근 잇달아 중국과 좋은 협의를 하고 있다며 관세율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유화적인 메시지를 냈다. 중국도 일부 반도체 등 미국 제품에 대해 관세를 유예하면서 두 강대국의 갈등에 일부 해빙 조짐도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 145%는 여전하고, 중국도 협상보다는 보복과 맞불 대응을 강조하는 태도여서 폭탄이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침체 위험과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S&P 500지수 등 주가가 하락하고, 최고 안전 자산인 미국 채권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인상)했다. 금융 시장엔 불확실성이 만연하다. 최근 트럼프가 관세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했지만, 상호관세 발표날인 지난 2일 이전의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

트럼프가 취임 뒤 24시간 만에 끝내겠다고 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자신도 휴전에 대한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이다. 그는 26일 트루스소셜에 “아마 푸틴은 전쟁을 끝내고 싶은 생각이 없고, 단지 나를 끌어들이려는 것 같다”며 “금융제재나 2차 제재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 국내적으로는 ‘행정명령’을 통해 의회를 우회하는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행정부와 의회가 트럼프의 의지대로 움직이면서 사법부만이 유일한 견제 세력으로 남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과 연방정부 구조조정,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과의 ‘문화 전쟁’을 두고 이미 100건이 넘는 소송이 제기됐다. 트럼프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면서 헌법적 위기가 번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가 연방 판사들을 비난하면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를 반박하는 이례적인 성명을 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이 전국 유권자 9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2기를 가장 잘 묘사한 단어로 응답자의 66%가 ‘혼란스러운’을 꼽았다. 이어 ‘무서운(Scary)‘ 59%, ‘흥미로운(exciting)’ 42% 순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29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미시간주에서 취임 100일 기념 집회를 열 예정이다. 트럼프는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진행한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내가 대선 캠페인에서 말했던 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자신이 선거 공약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타임은 “그의 두 번째 임기 첫 100일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불안정한 시기 중 하나로 기록됐다”며 “권력 장악과 전략적 전환, 직접적 공격이 쏟아지면서 반대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지도자들, 심지어 많은 지지자까지도 충격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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