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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55억뷰 신드롬 이후 BTS·블랙핑크 월드스타로…K팝에 날개
TV에서 온라인으로 방송 지형도 재편…'피식대학' 등 웹 예능시대 활짝


'강남스타일' 말춤 추는 가수 싸이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김경윤 오명언 기자 = "유튜브는 한류의 판도를 바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남스타일'은 유튜브가 잘 활용된 최초의 사례였던 것이죠."(싸이)

'강남스타일'의 주인공 싸이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20년사를 이야기할 때 가장 상징적인 가수로 꼽힌다.

지난 2012년 유튜브에서 신드롬급 폭발력을 보인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한국 콘텐츠 최초 1억뷰, 유튜브 최초 10억뷰를 돌파했다. 13년이 흐른 지금 조회수 55억회를 넘겨 80억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한 번쯤은 이 뮤직비디오를 본 셈이다.

싸이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콘텐츠를 동시에 공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용자들의 의지만 있다면 신곡을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들을 수 있다"고 유튜브가 끼친 영향을 설명했다.

실제로 싸이 이후 K팝은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고, 그 과정에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월드스타가 잇달아 배출됐다.

K팝을 위시한 한국 대중문화는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어디서든 즐기는 콘텐츠로 부상했고, 이는 한류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싸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유튜브 55억뷰
[유튜브 싸이 채널. 재판매 및 DB 금지]


싸이 "빌보드 집계 방식 바꿨다"…K팝에 '날개' 달아
지난 2012년 중독적인 사운드와 신나는 말춤으로 무장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를 강타한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등극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대중음악 산업이 차세대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주목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2015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당시 유튜브 표출 최대치인 약 21억5천만을 넘게 되자 구글 측이 약 922경까지 표시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개편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유튜브 20주년을 맞아 이정표를 세운 '중요한 순간들'(biggest moment) 18가지로 핑크퐁 '아기상어'와 함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꼽은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싸이 '강남스타일' 50억뷰
[피네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돌풍을 등에 업고 K팝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2위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 1위를 기록했다.

이 곡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음에도 당시엔 유튜브 조회 수가 차트에 반영되지 않아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하진 못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면서 빌보드는 집계 규정을 바꿨고, 이는 K팝이 미국 주류 시장으로 진출하는 '물꼬'를 터 줬다.

싸이는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지점은 빌보드가 집계에 '강남스타일' 사례를 언급하며 이후 유튜브 조회 수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라디오 에어플레이나 현지 홍보가 용이하지 않은 한국 가수도 유튜브 조회 수를 통해 빌보드에 훨씬 더 빈번하게 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스타일'은 정작 그 혜택을 받지 못해 아쉽지만, 이 노래가 K팝의 (빌보드 진입) 단초가 됐다"며 "K팝의 경쟁력은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튜브 조회 수가 다른 나라 음악보다 굉장히 높은 편이고, 그 덕분에 우리나라 가수들이 빌보드에 더 빈번하게 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빌보드 '핫 100' 1위 BTS·구독자 1위 블랙핑크…K팝 마케팅도 변화
싸이 이후 K팝은 역동적인 안무와 영상미를 갖춘 뮤직비디오를 '첨병'으로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강남스타일' 발표 이듬해인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TV에서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전환하던 시기에 유튜브를 기민하게 활용하는 홍보에 공을 들여 탄탄한 팬덤 구축에 성공했다.

글로벌 팬덤을 이끈 방탄소년단은 2020년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K팝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했고, 총 6곡의 1위 곡을 배출하며 21세기 최고 팝스타 19위에 선정됐다.

이들은 19억뷰를 넘긴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총 40편에 이르는 1억뷰 영상을 보유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팝 걸그룹 간판 블랙핑크는 공식 유튜브 채널 개설 5년 3개월 만에 전 세계 가수 가운데 구독자 수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유튜브 구독자는 현재 9천640만명에 달한다.

유튜브를 통해 팬덤을 결집한 블랙핑크는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톱 100'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블랙핑크 유튜브 영상 누적 조회 수는 '뚜두뚜두'(22억뷰)와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20억뷰) 뮤직비디오를 필두로 총 383억뷰에 이른다.

멤버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듀엣한 '아파트'(APT.)는 2024년 최고의 히트곡 가운데 하나로 등극하기도 했다.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블랙핑크를 제작한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유튜브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라며 "음악 팬들의 거대한 커뮤니티인 동시에 아티스트들이 팬들과 만나는 소통의 장이다. 이 때문에 유튜브 구독자 수와 조회 수는 글로벌 팬덤의 척도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30년 역사의 SM엔터테인먼트가 일찍이 2009년 가요 기획사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후 유튜브는 K팝 시장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마케팅 통로로 자리 잡았다.

YG는 유튜브에서 신인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공개했고,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신인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TV 채널이 아닌 유튜브로 방송한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유튜브는 글로벌 K팝 열풍의 중요한 기반을 만든 플랫폼"이라며 "유튜브를 통해 지구 반대편 남미에서도 한국의 대중음악을 손쉽게 향유할 수 있게 됐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관심 있는 분야를 계속 추천해주는 점도 해외 팬들이 K팝에 빠져들게 한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홍보용 콘텐츠를 공개하는 메인 채널이 됐다"며 "K팝 팬들에게 유튜브는 이제 하나의 거대한 '포털'이 됐다"고 말했다.

TV에서 유튜브로 권력 이동…웹 예능 전성시대 열다
유튜브는 방송가에서도 주류 미디어의 지배적인 힘을 무너뜨리는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과거에는 방송사 PD와 스타가 모여야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면, 유튜브의 등장으로 누구나 웹 예능을 만드는 시대가 됐다.

덕분에 기존 TV 방송 시스템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이 유튜브에서 선보인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 예능으로 떠올랐다.

2023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유튜브 콘텐츠 최초로 TV 부문 예능 작품상을 받은 피식대학의 '피식쇼'가 대표적이다. 그간 '예능=TV'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이 결과는 웹 예능이 TV를 넘어 주류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였다.

'피식대학' 외에 콩트(상황극) 형식에 자신 있는 개그맨들이 만든 웹 예능도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숏박스'의 장기연애 시리즈, '킥서비스'의 2030년대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피식대학' 멤버들
왼쪽부터 이용주, 김민수, 정재형. [메타코미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유튜버 콘텐츠가 대박을 터뜨리며 크리에이터가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유튜버 진용진이 만든 웹 예능 '머니게임'은 5화 조회 수가 1천100만회를 기록했고, 유튜버 김계란이 만든 피지컬갤러리의 군대 체험 예능 '가짜 사나이'는 온갖 밈을 만들어냈다.

기존 방송 문법에 익숙한 PD와 연예인들도 유튜브에 제각기 채널을 열고 웹 예능에 뛰어들었다.

tvN '꽃보다 할배', '윤식당', '삼시세끼' 등을 잇달아 히트시킨 스타 PD 나영석은 유튜브에서 '채널 십오야'를 만들어 온라인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성시경의 '성시경', 신동엽의 '짠한형 신동엽', 이수지의 '핫이슈지', 김대희의 '꼰대희' 등 연예인들이 자기 이름을 내건 채널들이 이제는 웹 예능이 대세임을 보여준다.

그룹 '숏박스'
[(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웹 예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이 쏟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표명부터 흡연, 욕설 등 각종 심의규제가 있는 TV에 비해 유튜브는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 콘텐츠만 제외하고는 별다른 제재가 없어 논란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연출·제작 여건이 자유로운 웹 예능은 시청층이 꾸준히 확대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TV 예능뿐만 아니라 웹 예능도 수급하기에 이르렀다.

방송가에서는 자막을 달기만 하면 자동번역을 통해 세계 시청자를 한꺼번에 만나는 유튜브의 강점을 잘 활용할 경우 세계적인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더핑크퐁컴퍼니 대표 IP(지식재산권)들
[더핑크퐁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동용 콘텐츠 가운데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 사례가 있다.

'아기상어 뚜루뚜루∼'라는 중독적인 소절로 유명한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은 2020년 전 세계 유튜브 조회 수 1위에 오른 이후 2022년 사상 처음으로 100억뷰를 돌파했다. 이 영상은 현재 158억뷰로 압도적인 조회 수를 지키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2억5천만명에 달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유튜브 덕분에 이제는 콘텐츠의 해외 진출이란 말이 필요 없어졌을 정도로 유튜브는 한류 전파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며 "유튜브는 OTT의 일종으로 한류의 '날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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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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