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사 야외결혼식장. /광주광역시
최근 2년 이내에 결혼한 부부가 결혼식장 대관, 사진 스튜디오, 웨딩드레스와 메이크업에 쓴 비용이 평균 1842만원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다. 이 가운데 결혼식장 대관 비용이 1401만원으로 전체에서 76%를 차지했다. “식장 비용이 너무 비싸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이 카페를 빌려 결혼식장으로 무료 제공하거나 야외 광장을 1만원만 받고 결혼식장으로 내주고 있다. 결혼식장 비용을 아낀 돈을 실질적으로 필요한 용도에 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올해 16쌍에게 결혼식 장소 2곳 무료 제공
서울 서초구는 올해 안에 결혼식을 올릴 예비부부 16쌍에게 무료 식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관내 카페 2곳을 빌려 결혼식장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각각 하객 50~100명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카페를 빌리는 비용은 서초구가 전액 부담한다. 그만큼 예비부부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저출생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서초구가 예비부부에게 대관 비용을 지원해주는 한 카페. /서초구
이미 서울시도 공공 예식장 25곳을 운영하고 있다.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22년부터 공원, 한옥 등 공공시설을 결혼식장으로 개방한 것이다. 2곳을 제외하면 모두 무료 대관이 가능하다. 일부 식장은 내년까지 대관이 마감된 상태다.
광주광역시도 올해부터 시청에 있는 야외 공간과 실내 공간을 결혼식장으로 개방했다. 이달 12일 야외에서 첫 결혼식이 진행됐다. 5월과 9월에도 야외 결혼식이 예정돼 있다. 야외 공간 대여 비용은 하루 1만원이다. 실내는 시간당 1만원(냉난방비 별도)이다.
“4년 만에 결혼식장 대관 비용 505만원 올라”
결혼식장 비용은 코로나 발생 이후에 크게 올랐다. 결혼 정보업체 듀오가 올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결혼식장 대관 비용은 평균 1401만원이다. 이 보고서는 매년 결혼 1~2년차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다. 앞서 4년 전인 2021년 보고서에는 결혼식장 대관 비용이 평균 896만원으로 나와 있다.
한 결혼식장(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여기에는 결혼식장 감소와 혼인 증가가 동시에 작용했다. 코로나 당시 집합금지로 결혼식이 줄면서 문을 닫는 식장이 늘었다. 2019년 890개였던 결혼식장 숫자가 작년에는 714개가 됐다. 이렇게 결혼식장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수요는 다시 늘고 있다. 작년 혼인 건수가 22만2412건으로 2020년(21만3502건) 이후 4년 만에 20만건을 넘었다. 앞서 2021~2023년에는 해마다 혼인 건수가 19만건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