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추경 12조 중 국채로 8조 조달
과거엔 진척 없는 사업 자금 회수했는데
이번엔 위 절차 없이 채권 발행… ‘아쉽다’ 평가

정부가 내놓은 1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지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손쉬운 ‘국채 발행’만 동원해 문제라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지적이 나왔다. 지출 구조조정이란 예산이 편성된 사업 중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집행 가능성이 낮아진 곳들의 자금을 끌어오는 것을 뜻한다. 직전인 2022년 추경에서 기재부는 지출 구조조정으로만 7조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추경이 국채에 의존하면서 올해 국고채 발행량은 2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를 대응하면서 추경을 편성했던 시기를 넘어선 수준이다.

국회 전경/뉴스1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25년도 제1회 추경안 분석’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조달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제적으로 이뤄졌어야 한다고 보이나 이번엔 제외된(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기재부는 지난 18일 영남 지역의 초대형 산불과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12조2000억원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원은 국채 발행(8조1000억원)과 거둬들인 세금에서 쓰고 남은 자금인 세계잉여금 등의 여윳돈(4조1000억원)이다. 직전 추경인 2022년 5월 기재부는 59조원의 역대급 추경을 하면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7조원을 마련한 바 있다.

1분기밖에 안 지난 상황이라 사업의 진척도를 정교하게 파악할 수 없어 지출 구조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아쉽다는 게 국회 예산정책처의 평가다. 2020년 4월 기재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했던 7조6000억원 규모 추경에서 6조4000억원을 지출 구조조정으로 조달한 경험이 있어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미 여러 차례 추경안 편성의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어 정부 내부적으로 지출 구조조정이 가능한 사업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국고채 발행을 줄이는 추경안을 편성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상반기에 지출 구조조정을 했던 건 최근 들어선 2번으로 모두 코로나19 때였다”며 “(펜데믹으로) 사업이 집행이 안 될 것들이 명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정부가 코로나19로 집행이 어려운 사업을 조정한 금액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 전경/기획재정부

이번 추경으로 올해 정부가 발행할 국고채는 205조6000억원이다. 기존 계획(197조6000억원)보다 8조1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8차례 추경이 있었던 2020~2022년(약 160조~180조원)보다 크다. 하반기 정권 교체로 추가 추경이 뒤따른다면 빚은 더 증가할 수 있다.

발행해야 할 국고채 물량이 상당한 만큼 시점도 중요할 전망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미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 주요 국가에 높게는 수천퍼센트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터라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어서다.

글로벌 패시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는 시기가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밀렸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WGBI 추종 자금과 해당 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미뤄봤을 때 지수 편입으로 한국에 75조~90조원의 해외 자금이 유입된다. 기재부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채권 발행 물량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국회 예산정책처는 기재부가 매년 한국은행 잉여금 추산치를 틀린다는 점도 꼬집었다. 한국은행은 당기순이익 중 법정 적립금 등을 빼고 나머지 자금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하는데, 이게 한국은행 잉여금이다. 기재부는 올해 한국은행 잉여금이 4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으나, 실제로는 5조4491억원이 납입됐다.

2020~2023년에도 매년 기재부가 추정한 금액보다 더 많이 수납됐다. 특히 2022년엔 1조4466억원 초과 수납됐고, 지난해엔 7079억원 과소 수납됐다. 매년 1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한국은행 잉여금은 일반회계 세외수입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며 “과다 또는 과소 추계는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413 "어머니 마지막 선물"…유품 정리하다 나온 복권, 당첨금 무려 랭크뉴스 2025.04.27
49412 '이재명 사건' 속도 내는 대법…선고는 대선후보 등록 전? 5월22일? 랭크뉴스 2025.04.27
49411 교대 합격선, 내신 6등급·수능 4등급 중반대까지 하락 랭크뉴스 2025.04.27
49410 “치킨 30% 싸게!”···‘치’트키 무장한 ‘땡겨요’, 공룡 배달앱에 도전장 랭크뉴스 2025.04.27
49409 이륜차도 28일부터 안전검사 의무화... 2년마다 검사 받아야 랭크뉴스 2025.04.27
49408 혈중알코올농도 0.031% 면허정지 수준인데, 벌금형 선고유예? 랭크뉴스 2025.04.27
49407 '어대명' 수순?···민주 대선 본선 후보 오늘 결정 랭크뉴스 2025.04.27
49406 [크랩] ‘쌀값’ 폭등 일본, 진짜 얼마나 심각한지 현지 교민에게 들어봄 랭크뉴스 2025.04.27
49405 ‘AI 교과서로 배우는 영어’…초3 수업 직접 가 보니 랭크뉴스 2025.04.27
49404 4대 금융, 1분기 이자로 10조 벌었다..삼성전자 1.6배 랭크뉴스 2025.04.27
49403 이창용 “韓美 ‘7월 패키지’에 환율 포함, 나쁘지 않은 뉴스" 랭크뉴스 2025.04.27
49402 ‘스투시’를 80% 할인한다고?···클릭해 구매하면 당신은 ‘사기피해자’ 랭크뉴스 2025.04.27
49401 다시 민주당에 숟가락 얹는 군소정당들…"위성정당 시즌2" 랭크뉴스 2025.04.27
49400 “일본정부, 위안부 피해 배상해야”···위안부 피해자 유족 3번째 승소 랭크뉴스 2025.04.27
49399 "설악산서 열흘 전 여성 살해" 자수한 50대 구속 랭크뉴스 2025.04.27
49398 SKT 해킹 인지 시점 KISA가 수정?… 늑장 초기 대응도 도마 랭크뉴스 2025.04.27
49397 무단횡단 적발 후 도주하다 행인 밀쳐 사망…불법체류 외국인 실형 랭크뉴스 2025.04.27
49396 김동연 측 인사 “경선, 특정 후보 무조건 유리한 쪽으로 진행” 랭크뉴스 2025.04.27
49395 강원 인제 산불 약 20시간 만에 주불 진화 랭크뉴스 2025.04.27
49394 “어르신 문 열어보세요!” 경찰이 딴 문, 누구한테 보상받을까? 랭크뉴스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