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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균이 형' 에드워드 리

랭크뉴스 2025.04.27 08:14 조회 수 : 0

'흑백요리사' 준우승 후 반년만에 광고·방송계 '접수'
엘리트 재미교포, 드라마 있는 인생·따뜻한 재치로 인기
"진솔한 태도로 소통하려는 자세가 신뢰감 줘"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유진 인턴기자 = 광고 9개, 방송 프로그램 4개.

작년 최고 히트 콘텐츠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 지난 6개월간 에드워드 리(53·이균)가 수확한 과실들이다.

'흑백요리사' 이전에는 국내에서 무명이었던 그는 어떻게 반년 만에 한국인이 사랑하는 셰프가 됐을까.

[유튜브 '맘스터치'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광고·방송계 접수…TV만 틀면 나온다
'농심 신라면 툼바'·'코카콜라'·'경동나비엔' 등 업종 불문 에드워드 리가 등장하는 광고가 TV만 틀면 나오고 있다.

그의 신라면 툼바 광고 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수 1천200만회를 돌파했다.

맘스터치와는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에서도 저의 시그니처 레시피와 제가 좋아하는 맛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에드워드 리 빅싸이순살 치킨'과 '에드워드 리 싸이버거·비프버거' 메뉴를 선보였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송계의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행 비행기 타기 직전 촬영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시작으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 신규 셰프로 출연, '웃수저'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스케줄에 따른 시차 문제로 촬영 중 꾸벅꾸벅 졸다 들키는가 하면, 게스트를 위해 만들어진 음식을 본인이 먹을 것처럼 자기 쪽으로 가져가는 등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예능'에 어울리는 재치와 유머를 보여줬다.

[tvN '에드워드 리의 컨츄리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어린 시절 추억의 재료로 고향인 한국에서 요리하며 한국의 음식이 얼마나 아름답고 다양한지 세상에 보여주는 게 꿈이었다는 에드워드 리.

지난 18일 종영한 tvN 예능 '에드워드 리의 컨츄리쿡'에서는 강원도, 경북 안동, 전남 여수 등 한국의 시골 마을에서 제철 식재료와 인간미를 담은 요리로 시청자와 소통했다. 셰프가 아닌 한국 아저씨 이균으로서의 정겨운 면모를 보여줬다.

경북 예천군 학가산 메주 마을 편에서는 할머니들이 준비한 달래 된장찌개와 가마솥에 익힌 수육 등 정이 넘치는 밥상을 맛본 후 "어릴 적 할머니가 해 주셨던 음식을 생각나게 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방송을 촬영하면서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며 "내가 몰랐던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발언하는 요리사 에드워드 리
(서울=연합뉴스) '버터밀크 그래피티'를 출간한 요리사 에드워드 리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독자와의 만남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27 [위즈덤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드라마가 있는 재미 고학력자 셰프
에드워드 리는 미국 유명 사립대인 뉴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출신의 소위 엘리트 재미 교포다.

1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평생을 이방인처럼 살아온 그였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학과 우등 졸업까지 이뤄냈다.

요리사가 된 후에는 2010년 미국 요리 경연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2023년 4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 만찬에 '게스트 셰프'로 참여했다.

백악관 만찬 준비 당시 질 바이든 여사는 그에 대해 "리 셰프만큼 두 문화의 조화를 잘 표현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리 셰프의 요리 스타일은 한국인 가족, 뉴욕에서 자란 환경과 켄터키 고향의 영향을 보여준다. 리 셰프는 친숙하면서도 놀라운, 서로 다른 세계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퓨전 요리들을 만들어낸다"고 소개했다.

2023년 4월 한미정상 국빈만찬 메뉴 발표하는 에드워드 리
[워싱턴DC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에드워드 리가 2023년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 국빈만찬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2025.4.27


게다가 미국 업계에서 인정받은 작가이기도 하다. '스모크&피클스'(2013), '버터밀크 그래피티'(2018), '버번 랜드'(2024) 등 지금까지 총 3권의 책을 냈는데, '흑백요리사'의 인기를 업고 모두 국내에서 순차적으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이 중 '버터밀크 그래피티'는 2019년 요식업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상' 수상작이다. 버터밀크는 미국 남부를 상징하는 식재료이자, 저자가 "심히 사랑하는" 재료다. 그래피티(그라피티)는 저자가 10대 시절 꿈 없이 방황했을 때 몰두했던 예술 장르다. 둘 다 따로 떼어놓으면 일차원적인 개념에 지나지 않지만, 둘을 합치면 저자의 "정체성을 온전히 함축하는 상징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영문과 출신이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요리사의 길을 걸어 성공한 것, 성장하는 내내 이민자로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시간들을 요리와 문학으로 승화한 것은 에드워드 리의 인생 드라마를 채운다.

그는 '흑백요리사'에서 '인생을 요리하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파이널 1차 미션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참치회 비빔밥을 선보이면서 "저는 비빔 인간입니다"라고 밝혔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평생을 살아오며 느낀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고민을 요리에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진정성있는 사람'…따뜻함과 재치로 호평
에드워드 리의 인기 뒤에는 따뜻함과 진정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흑백요리사' 결승전에서 한글로 쓴 손편지를 낭독하며 자신이 준비한 음식을 소개했다. 한국어는 어눌하고 서툴지만 중요한 건 마음이라는 듯 매 순간 '소통'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이미 성공한 요리사임에도 실력에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매회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였다. 그가 처음에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으로 섭외를 받았으나 결국 경쟁자로 참여한 뒷이야기도 점수를 땄다.

엑스(X· 옛 트위터) 이용자 'cok***'는 "팟캐스트에서 에드워드 리가 직접 전한 얘기를 듣고 두 배로 감동을 받았다"며 "에드워드 리가 처음부터 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으로 (흑백요리사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 처음부터 본인에겐 도전이었기 때문에 주 종목 요리 하지 않고 새로운 한국적인 요리만 한 것. 어떻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디아스포라(diaspora·특정 집단이나 민족이 원래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현상 또는 그러한 사람들)로 만들 수 있나"라며 감탄했다.

유튜브 이용자 'use***'는 "흑백요리사란 제목에 가장 걸맞는 분이었다"며 "백수저 에드워드 리와 흑수저 이균, 흑백요리사 그 자체"라고 썼다.

"요리에 철학을 담으니 사람들이 환호할 수밖에 없다"(유튜브 이용자 'Pha***'), "편지 써오는 아날로그 감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잡았다. 꼬불꼬불 열심히 쓴 한글에서 진심이 느껴졌다"(유튜브 이용자 'gre***') 등 호평이 이어졌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27일 "에드워드 리는 흑백요리사에서 상당한 실력을 선보였고 이후 출연한 여러 방송을 통해 사람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따뜻한 진정성을 갖춘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에드워드 리의 인기를 "진정성과 스토리텔링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방송 이미지와 실제 모습 간의 괴리로 논란이 된 셰프들도 있었지만 에드워드 리는 그렇지 않았다"며 "진솔한 태도로 소통하려는 자세가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줬다"고 평했다.

특히 '에드워드 리의 컨츄리쿡'에 대해 "한국의 음식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진심에서 출발한 여정"이라며 "지역 어르신들과의 교감을 통해 전통의 방식대로 요리하고 그 이야기를 자신만의 요리에 녹여낸 과정이 하나의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그 과정을 통해 요리에 빠져들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에드워드 리를 통해 한식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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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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