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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이미지.

코로나19 이후 전국을 강타했던 ‘빵지순례’ 열풍이 끝물에 접어들었다. SNS 인증샷의 단골이던 지역 명물 빵집들이 줄줄이 매출 하락과 폐업 위기에 놓이면서 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반면 대전 ‘성심당’ 등 일부 빵집만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리미엄 도넛 브랜드 ‘노티드’, 통옥수수빵으로 유명한 대구 ‘삼송빵집’, 부산의 대표 제과점 ‘옵스’ 등 주요 빵집들의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옵스의 매출은 지난해 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삼송빵집을 운영하는 삼송비엔씨는 4.5% 줄어든 180억원을 기록했다. 노티드의 운영사 지에프에프지(GFFG) 역시 첫 감사보고서 제출(2021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며, 전년 대비 6.7% 줄어든 6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침체 흐름은 빵집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문을 닫은 빵집은 3591곳에 달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최대 수치다. 2020년 이후 빵집 폐업 수는 매년 2000곳 이상을 기록 중이다. 2020년 11.1%였던 제과점 폐업률은 2022년 13.8%, 2023년 15.9%, 지난해 18.5%까지 치솟았다.

한 제빵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 임대료, 인건비 부담이 겹치며 중소 제과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창업은 쉬워졌지만 고정 고객층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대전의 ‘성심당’과 충남 천안의 ‘뚜쥬루’ 등 위기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지역 빵집들도 있다. 성심당을 운영하는 로쏘주식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5.8% 증가한 1937억원이다. 지난해엔 대전시 매출의탑(1000억원 부분)을 수상했으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2000억원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일 빵집 브랜드가 매출 1000억원을 넘은 건 성심당이 최초다.

‘뚜쥬루’는 전통 돌가마 방식의 제조 공정과 체험형 관광 콘텐츠 ‘빵돌가마 마을’을 결합해 지난해 매출 2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6%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도 273% 늘어난 21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들의 전략도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을 완전히 피하긴 어렵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은 전국 수천개 매장과 유통망, 마케팅, 원재료 공동 구매 등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3억5000만원으로, 전체 소상공인 평균(2억원)의 1.75배에 달했다. 가맹 산업이 영세 자영업자에게 안정적인 매출 통로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제과제빵 업종만은 예외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제과점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하며, 업계 전반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파리바게뜨 토트넘 공식 파트너십 빵, 케이크 라인업(왼쪽)과 뚜레쥬르 프리미엄 매장 TLJ ‘뚜레쥬르 압구정직영점’. 각사 제공

프랜차이즈 업계는 내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 진출과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14개국 6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 텍사스에 첫 북미 생산 공장을 건립 중이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해 ‘AMEA 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토트넘 홋스퍼 등과의 스포츠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뚜레쥬르는 9개국에 56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미국 27개 주에 150개 매장을 두고 있다. 최근 8년 만에 말레이시아 시장 재진출에 나섰으며, CJ푸드빌은 뚜레쥬르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TLJ’ ‘라뜰리에’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도 전개 중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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