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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부 대변인 "함께 피흘려…본질적으로 동맹 수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쿠르스크 해방 보고 듣는 푸틴 대통령
[로이터/크렘린풀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26일(현지시간) 북한군의 지원을 받아 접경지 쿠르스크 영토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히면서 북한과 군사 동맹 관계를 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에 맞춰 모스크바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러 동맹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크렘린궁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화상 회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화상 회의에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북한군이 쿠르스크 해방에 참여해 중요한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군인과 장교들은 우크라이나 습격을 격퇴하는 동안 러시아군과 어깨를 나란히 해 전투 임무를 수행하면서 높은 전문성과 회복력, 용기, 영웅적 행동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원장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에 따라 북한군이 러시아군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약에는 유사시 상호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불법이라는 국제사회 비난 속에 북한이 조약에 따라 러시아를 지원한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1만∼1만2천명을 파병했다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해도 러시아는 가짜뉴스를 운운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EPA/크렘린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북러조약으로 양측의 군사동맹 관계가 부활했다는 평가가 나왔을 때도 러시아는 '동맹'이라는 표현을 자제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해 11월 조약 비준을 앞두고 "이 조약은 군사동맹 구성을 규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군의 쿠르스크 전투 참여를 공개하면서 러시아는 북한과 혈맹 구축의 의미를 대놓고 부각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 병사들은 북러조약에 따라 쿠르스크에서 우리 군과 한 참호에서 어깨를 맞대고 피를 흘리며 싸웠고 적의 침략으로부터 러시아 영토를 해방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친구들이 보여준 연대는 우리 관계가 고도의 본질적 동맹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서는 "우리는 친구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아직 파병을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평양의 반응도) 긍정적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쿠르스크 전투 참여는 김 위원장이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는 구실이 될 수 있다. 이 행사에는 러시아의 주요 우방국 정상들이 참석하기 때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경험이 없고 장거리 이동에 부담을 느낀다는 점 등이 변수다.

전승절 장식으로 단장하는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위원장의 방러와 관계없이 러시아는 쿠르스크 탈환 발표로 전승절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해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마지막 수복 마을에 러시아 국기가 게양되는 모습을 공개하며 자축하고 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인 올해 행사를 더욱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다. 거리와 공항, 버스, 지하철, 동네 상점과 병원 등에도 전승절 80주년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 해방 보고를 듣고 "이로써 다른 주요 전선에서도 우리군이 더욱 성공적으로 전진할 여건이 조성됐다. 신(新)나치 정권의 패배가 더욱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정예 부대가 쿠르스크에서 큰 손실을 봤다며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전체 전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크렘린궁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3시간에 걸쳐 대화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 대화가 건설적이고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중재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안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선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의 최근 우크라이나 공습을 비판하며 "아마도 그(푸틴)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추가 제재 부과를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해 '엇박자'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한 뒤 이러한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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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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