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미사 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운구
25만명 참석…트럼프·젤렌스키 등 각국 대표단도
25만명 참석…트럼프·젤렌스키 등 각국 대표단도
복음서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위에 놓여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가 26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90분 넘는 미사를 마친 뒤 교황의 관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옮겨지면서, 교황도 영면에 들게 됐다.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종소리가 울리며 시작된 장례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잠든 목관을 대성당에서 광장 중심부 제단으로 운구한 뒤 준비된 의식대로 치러졌다. 교황의 유언대로 목관은 아무런 장식 없이 십자가 문양만 새겨져 있었고, 그 위로 복음서가 놓였다. 미사는 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와 기도, 성경 강독, 성찬 전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의식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장례미사엔 약 25만명의 성직자와 신도, 방문객들이 참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을 비롯해 170개국 정부 대표단도 바티칸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 참석에 앞서 짧은 회담을 갖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전 요청으로 이탈리아 난민 구호 단체인 지중해 구조단과 리비아 난민 대표단 등도 참석했다.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교황은 지난 13년여간 이민자와 난민 문제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며 적극 목소리를 냈다.
26일(현지시각)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 이날 미사엔 25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된다. EPA연합뉴스
미사를 주례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장은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과거 했던 “벽이 아닌 다리를 세우라”는 발언을 언급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내걸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비판하며 했던 말이다. 장례미사 앞줄에 앉아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용히 강론을 듣고 있을 수밖에 었없다. 레 추기경단장은 “교황은 최근 몇 년간 잔혹한 전쟁과 비인간적 공포, 수많은 죽음과 파괴에 대해 쉼 없이 평화를 간청하고 이성적이고 진실된 협상으로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했다”고도 말했다.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을 실은 흰 운구차는 콜로세움 등 로마 주요 건축물을 가로질러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이동했다. 운구차가 바티칸을 나가는 첫 길목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을 마중 나온 사람들은 6㎞가량 되는 거리에 빼곡하게 서 있었다. 성 베드로 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형 스크린 화면으로 교황이 이동하는 ‘교황의 길’을 눈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