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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호남권 경선에서도 9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독주 체제를 확고히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 호남권(광주·전남·전북)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결과 이 후보가 17만8090표(88.69%)를 얻었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가 1만4889표(7.41%)로 2위였고, 김경수 후보는 7830표(3.90%)를 득표했다.

지난주 충청권·영남권 경선 결과까지 합친 누적 득표율에서도 이 후보는 총 89.04%를 기록하며, ‘구대명(90% 지지율 대통령 후보 이재명)’ 체제를 굳혔다. 김경수 후보 누적 득표율은 4.42%, 김동연 후보는 6.54%였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33%이 몰려있는 호남 경선에서는 투표율에도 이목이 쏠렸다. 이날 공개된 호남권 총투표율은 53.67%로 선거인단 37만4141명 중 20만809명이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충청(57.87%)·영남(70.88%)에 비하면 다소 저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숫자가 너무 많아서 투표율은 좀 낮을 수 있지만 투표한 절대 당원 수는 늘었다는 점을 살펴봐 달라”고 답했다. 자신의 압도적 득표율에 대해선 “호남인께서 더 큰 기대와 책임을 부여해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선거법 재판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내일 교통사고 날지 모른다는 걱정 하지 않고 산다. 사법부가 잘 판단해서 정상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경선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2·3위 후보들은 “결과를 담담하게 수용한다”고 밝히서도 ‘경선 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동연 후보는 “당원 동지 결정을 의연하게 수용한다”면서도 “특정 후보에 90% 가까운 표가 몰아지는 것이 건강치 않다. 더욱 역동성이 나올 수 있는 경선 규칙을 갖고 함께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도 “경선 과정이 뒤에서 좇아가는 후보들에게 불리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을 50% 반영하고, 나머지 50%를 일반 국민 ARS 여론조사 결과로 채우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적용했다. 권리당원에 대한 이 후보 장악력이 압도적인 만큼 나머지 후보들에겐 크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대표 독주의 ‘1강 2약’ 체제가 여전했지만, 이날 광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모든 후보 캠프로부터 “가장 분위기가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동연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아무래도 텃밭 광주다 보니 확실히 분위기가 좋다”며 “앞선 충청·영남보다 훨씬 축제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 지지자인 김정선(49)씨는 “이번에 1등을 못해도 젊고, 보여줄 게 많다. 차기를 보면 된다”며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장에서는 후보 세 명 모두 다양한 방법으로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섰다. 김동연 후보는 합동 연설회 입장 때 KIA 타이거즈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의 전설로 불린 이종범 선수 등 번호 7번을 새긴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김 후보는 지난 충청·영남권 합동 연설회에서도 각각 한화이글스와 롯데자이언츠 점퍼를 입었다.

김경수(왼쪽부터), 이재명,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각각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후보는 이날 첫 정견 발표자로 나서 “아내가 목포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광주 살레시오 여고 나온 호남의 사위”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 역시 기아타이거즈 소속이던 소크라테스 선수 응원곡으로 유명한 티미 트럼펫의 ‘나르코’를 입장 곡으로 선택하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이 후보도 ‘호남 없이는 나라도 없다’는 이순신 장군 발언을 인용하며 “70년 민주당 역사에서 호남은 때로는 포근한 어머니, 때로는 회초리 든 엄한 선생님처럼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 모두 12··3 계엄 해제의 공을 ‘5·18 정신’에 돌리며 광주 당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재명 후보는 “계엄군 진입을 알리는 45년 전 새벽 다급한 목소리처럼 12월 3일 밤 제 유튜브 방송도 진실을 알리는 작은 빛이 되길 바랐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경수 후보는 “5·18 내란에 대한 단죄가 있었기에 계엄과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담아야 하는 이유”라고 개헌 이슈를 부각했다. 김동연 후보도 “12월 3일 내란이 일어나자 우리 국민 모두는 80년 5월의 시민군이 되고 주먹밥을 뭉치는 어머니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순회 경선의 마지막 권역인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를 치른다. 이날 경선 비중의 50%를 차지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된다. 권역별로 공개된 후보별 득표율 합산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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