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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장례 미사가 열린 바티칸시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검소한 목관이 옮겨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렸다.

미사는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목관을 성 베드로 성전에서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면서 시작됐다. 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에 이어 기도와 성경 강독,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한 강론이 진행됐다.

이어 성찬 전례와 함께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의식이 이어졌다. 신자들은 미사 후 "즉시 성인으로!"(Santo Subito!)를 외치며 경의를 표할 예정이다.

장례 미사가 열린 성 베드로성당 광장에 모인 사제와 신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장례 미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열린 성 베드로성당 광장에서 한 시민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애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장례 미사는 레 추기경이 주례를 맡은 가운데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 집전했다.

관 속에는 고위 성직자의 책임과 권한을 상징하는 팔리움(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기간에 주조된 동전과 메달, 그의 재위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 문서가 철제 원통에 봉인됐다.

과거에는 장례 미사를 마친 뒤 사이프러스·아연·참나무 등 세 겹으로 된 삼중관 입관 절차를 거쳤지만, 소박한 삶을 강조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장례 예식을 개정해,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목관 하나만 사용하도록 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부분 전임 교황이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가 아닌, 평소 자주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을 장지로 선택했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안장되는 것은 1903년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성 베드로 대성전과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약 6㎞ 거리다. 운구 행렬은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사람 걸음 속도로 이동한다. 교황의 관은 이날 오후 2시∼2시30분께 장지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벽면 안쪽 움푹 들어간 공간에 안장된다. 관이 놓이는 위치에는 흰 대리석 받침에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만 새겨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약 50명의 국가원수와 10명의 군주 등 130여개국 대표단이 바티칸을 찾아 애도했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 사절단을 파견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사절단원으로 함께했다.

교황청은 이날 장례 미사에 2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장례 미사에 앞서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일반 조문에는 약 25만명이 성 베드로 성전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은 전임자들과 달리 바닥과 가까운 낮은 목관에서 조문객을 맞이했다.

장례 미사를 시작으로 5월 4일까지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간의 애도 기간 동안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매일 추모 기도회가 열린다. 교황의 무덤은 27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후임자를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비밀 회의 '콘클라베'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된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이 참여해, 첫날 오후 한 차례, 이튿날부터는 매일 두 차례씩 투표를 한다.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를 피워 당선을 알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오전 7시35분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선종했다.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그는 1282년 만에 비유럽 출신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으로, 2013년 선출됐다. 그는 '빈자의 성자'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교황명으로 선택하고, 청빈한 삶을 실천했다.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하는 등 역대 가장 진보적인 교황으로 평가를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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