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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도로 지반침하 현장 드론 360도 촬영
'싱크홀포비아' 확산... 일주일 만에 민원 415건
"대형 싱크홀, 공사장 안전 관리 강화 필요"

편집자주

이야기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행위를 ‘스포일러(스포)’라 합니다. 어쩌면 스포가 될지도 모를 결정적 이미지를 말머리 삼아 먼저 보여드릴까 합니다. 무슨 사연일지 추측하면서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한 장의 사진만으로 알 수 없었던 세상의 비하인드가 펼쳐집니다.

16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을 드론 360도 촬영했다. 최주연 기자


21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전날 오후 2시 신고된 포트홀 발생 구역이 메꿔져 있다. 최주연 기자





"마치 벌레가 파먹은 듯한 지구 같아요."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 현장을 360도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본 인근 주민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속 지름 30m, 깊이 10m의 거대한 싱크홀은 초등학교, 식당, 아파트가 밀집한 생활권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등교 재개 공지를 받고도 자녀의 등교를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주변 학부모들에게 학교에 보내도 될지 여러 번 상의했어요. 아이에게는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엄마에게 전화하라고 했죠."

도심 싱크홀이 늘어나면서 시민들은 작은 땅꺼짐에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중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강동구 대형 싱크홀 사고 이후 일주일간 접수된 싱크홀 안전점검 및 재발방지 민원은 415건에 달했다. 현장에서도 주민들의 우려를 확인할 수 있었다. 22일 지름 1m, 깊이 20~40cm의 작은 도로 침하가 발생한 창신역 앞에는 가던 길을 멈추고 꺼진 땅을 살펴보는 주민들이 여럿이었다. 이경애(76)씨는 "서울 한복판에서도 땅이 꺼질 수 있다는 것이 무섭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2일 서울 종로구 창신역 1번 출구 앞에 생긴 땅꺼짐으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최주연 기자


22일 서울 종로구 창신역 1번 출구 앞에 생긴 지름 1m 땅꺼짐에 대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최주연 기자


대형 싱크홀은 '지하 공사'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발생한 깊이 5m 이상의 대형 싱크홀(33건) 중 42.4%(14건)가 지하공사 부실로 발생했다. 굴착·매설·되메우기 불량 등의 과정에서 지하수나 지하수가 포함된 물이 공사 구간 안으로 들어오면서 토사가 씻겨 나가 공동(지표 아래 공간)이 생기는 원리다. 실제 강동구 명일동 대형 싱크홀 사고를 두고 전문가들은 터널 상부 붕괴 및 토사 지하수 유입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서울시가 지표투과레이더(GPR) 조사 등으로 해결하려 하는 상하수도 손상은 24.2%(8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도 지하 개발이 계속되는 만큼, 공사장 인근 싱크홀 예방 및 안전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올해만 해도 서울도시철도 9호선 연장사업, 영동대로 지하공간, GTX(수서역-서울역) 등 수도권에서만 여러 건의 지하개발공사가 예정돼 있다. 채진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형 싱크홀은 상하수도 노후보다는 지하수 유출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공사 전 철저한 지반 및 지하수 조사 및 신고가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강동구 대형 땅꺼짐에 이어 연달아 땅꺼짐이 발견된 강동역 1번 출구 인근 횡단보도가 17일 임시조치돼 있다. 16일 서울 동부도로관리사업소는 임시 보수 조치를 실시하고 정확한 원인 분석을 구청에 의뢰했다. 최주연 기자


21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에서 서울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차량이 도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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