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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1분기 매출 3.8%↑ 순이익 21.3%↓
“실적 성장세 회복하며 신약 개발 성과도 내야”

한미약품 본사 전경./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김재교 대표이사와 심병화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내부 조직을 개편하며 전문 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첫 실적 성적표가 나왔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은 줄어 전년보다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으로 김재교호(號) 한미약품그룹이 어떻게 성장세를 회복하며 신약 개발 명가(名家)라는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25일 한미사이언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 3321억6100만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4% 줄어 270억82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줄어 244억6500만원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아래 한미약품, 북경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온라인팜, 제이브이엠 등 사업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구조다.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1분기 실적은 오는 29일 공시될 예정이다.

시장에선 지주사의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과 함께 가시적인 연구·개발(R&D) 성과와 주가 부양, 자회사로의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 안정화와 경영 정상화를 단기에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많다. 나아가 R&D와 영업 방식을 급하게 바꾸다가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재교 신임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약품그룹 첫 전문경영인으로서 우려를 불식하고,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이병철 기자

김재교 신임 대표는 유한양행을 거쳐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역임한 제약·바이오 투자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에서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기술수출 실무를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최연소 임원으로 올랐다. 심병화 부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재경팀장 부장, 경영혁신팀장 상무, 사회공헌 TF장 상무 등을 역임했다.

김재교호 한미사이언스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인사를 하고 조직을 개편했다. 사실상 창업자 일가가 인사를 비롯한 세부 경영에서 손을 뗀 격이 됐다. 김 대표는 작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간 단절됐던 협업 체계를 회복하기 위해 기획전략본부도 새롭게 신설했다. 기획전략본부는 경영전략팀과 사업전략팀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창업자 고(故)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독일 머크식 선진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머크는 올해로 357년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사다.

머크는 오너 가문 일원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가족위원회가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뽑고, 다시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의 최고경영진을 선임하는 구조다. 한미약품그룹도 창업자 일가와 대주주들이 전문경영인을 선발해 경영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재교 대표가 취임 직후 한 인사가 창업주 일가에게 나중에 알려졌다는 말이 나왔다.

경영 방식의 변화도 예상된다. 업계에선 지주사 첫 전문경영인인 김재교 대표가 고 임성기 회장 특유의 공격적인 경영보다 안정 지향을 택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이런 관점에서 자체 개발보다는 외부 기술을 사들여 개발하는 유한양행식 개방형 혁신 R&D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내부에서 진행했는데, 이제 유한양행처럼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사들여 개발하고, 이를 다시 기술 수출하는 구조로 갈 수 있다”며 “한미 창업자가 주도해온 R&D 방식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자칫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교 대표는 유한양행에서 개방형 혁신의 주역이었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나증에 폐암 신약 렉라자가 된 후보물질을 도입해 3년 만인 2018년 얀센에 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을 이전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후보물질부터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신약후보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재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대표적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결과는 올해 9~10월 첫 발표될 예정이다. 상용화 직전에 온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고 임성기 회장만큼 공격적으로 R&D에 의지를 갖고 드라이브를 건 경영인이 국내 제약사에 지금은 없다고 본다”며 “한미는 유한양행과 R&D 전략이 크게 달라 섣부르게 방향을 전환하다간 힘들게 구축한 신약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여러 당면 과제를 갖고 있다. 핵심사업 회사인 한미약품은 안정적인 의약품 포트폴리오(제품군)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기술 수출과 신약 개발 성공 등의 과제가 있다. 북경한미와 한미약품의 원료약 생산을 담당하는 한미정밀화학은 지난해 실적 성장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한미약품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나 자회사 북경한미와 한미정밀화학 등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필요하다”며 “조직 안정화와 이에 따른 경영 정상화를 단시일 내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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