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시내 부동산의 모습. [뉴스1]
부동산 매물을 고객과 함께 보러 다니는 일명 ‘임장’도 돈을 받고 해야 한다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주장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임장 안내는 중개 활동에서 가장 핵심적인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보수를 전혀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일종의 중개 상담료 개념인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을 통해 중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협회가 임장비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임장 크루’ 때문이다. 매수 의사 없이 부동산 공부나 콘텐트 제작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 현장을 둘러보는 ‘임장 크루’가 늘면서, 중개사들은 집주인의 항의를 받는다든지 허위 매물로 의심받는 등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협회 차원에서 중개사를 통해 집을 둘러볼 경우 일정 금액을 임장 비용으로 사전 지불하고, 이후 실제 계약이 성사되면 중개보수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임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챗GPT에 '아파트를 보러온 20대 임장 크루와 공인중개사, 집주인 모습을 그려달라'고 요청한 그림. 사진 챗GPT 생성

임장비 도입 추진에 대해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집 보여준 매도인이나 세입자에게도 절반은 줘야 한다” “임장비 받으려면 중개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가뜩이나 중개 수수료도 높은데 단순히 집을 봤다고 추가 비용까지 내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임장 크루의 민폐가 심한 건 사실이라 최소한의 방어 장치로 임장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임장비를 도입하면 최근 늘어난 부동산 직거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직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부동산 직거래 건수는 2021년 268건에서 지난해 5만9451건으로 220배 이상 늘었다. 집값이 뛰면서 중개 수수료 등 거래 비용에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전세로 거주했던 이모씨는 “우리 집 매수 의사가 있는 손님도 아닌데, 공인중개사가 ‘구조는 똑같다’며 집을 보여주러 왔더라”며 “집 소개 서비스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임장비까지 받겠다면 차라리 직거래를 알아볼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씨는 2년 전 부모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집을 급매하려다 중개사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오래 거래해온 중개사에 중개 수수료를 1000만원(0.4%)만 내자고 했더니 기분 나쁜 티를 내더라”며 “집을 보여주며 고생한 건 세입자인데, 손님 몇 명 데려오고 1000만원 넘게 받는 것을 당연시하는 게 화가 나서 발길을 끊었는데, 임장비까지 더해 받는다면 그건 정말 과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한발 물러섰다. 25일 협회 관계자는 “거래 절벽 상황에서 임장 크루로 인한 민원이 많아 내부적으로 검토 차원에서 언급된 사안이 침소봉대된 측면이 있다”며 “실제 도입하려면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필요하고, 관련 법 개정도 선행돼야 해 바로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역시 협회 측에 임장비 도입 검토과 관련해 “사전 협의 없이 추진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020 '韓 급소' 환율 콕 집어…헤지펀드 출신 베센트 장관 주도 [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4.26
49019 안철수 "한덕수, 백전백패 후보… 한동훈, 양심부터 찾으라" 랭크뉴스 2025.04.26
49018 로캣랩, 뉴스페이스 시대 발사체 시장에서 성장성 가속화 [돈 되는 해외 주식] 랭크뉴스 2025.04.26
49017 북한, 5천t급 신형 구축함 진수‥김정은 "원양함대 건설" 랭크뉴스 2025.04.26
49016 韓 대행 “한층 더 성숙한 민주주의 실현…국민 마음 하나로 모아야” 랭크뉴스 2025.04.26
49015 김정은 자랑하던 평양 53층 아파트, 10년만에 붕괴 우려 랭크뉴스 2025.04.26
49014 北김정은, 딸 주애와 5000t급 신형 구축함 진수식 참석…“핵위협 대응” 랭크뉴스 2025.04.26
49013 미 재무장관 “한국, 무역균형 맞추려는 노력에 감사”…협의 긍정 평가 랭크뉴스 2025.04.26
49012 마약 판매상 “경찰 함정수사, 무죄” 주장…법원의 판단은? 랭크뉴스 2025.04.26
49011 이창용 "美 환율 논의, 재무부와 협의한단 건 그나마 긍정적" 랭크뉴스 2025.04.26
49010 김건희 기소 가능성 커졌다…서울고검 이례적 직접 수사 랭크뉴스 2025.04.26
49009 아버지뻘 택시기사 때리고 자랑한 20대 유튜버, 징역 2년6개월 랭크뉴스 2025.04.26
49008 안철수 "이재명 집권 저지 위해 한덕수 출마 포기해야" 랭크뉴스 2025.04.26
49007 트럼프 “시진핑과 통화…중국 시장개방 안 하면 관세 철회 안 해” 랭크뉴스 2025.04.26
49006 없어서 못팔던 성심당 '딸기시루'서 곰팡이 논란…결국 판매 중단 랭크뉴스 2025.04.26
49005 韓증시서 4월에만 10조원 팔아치운 외국인… 9개월 연속 순매도 눈앞 랭크뉴스 2025.04.26
49004 "5년 뒤엔 모실 곳이 없다"…공설 '해양장' 목소리 커진 부산 랭크뉴스 2025.04.26
49003 [속보] 김정은 “원양함대 건설”… 북, 5천t급 신형 구축함 진수 랭크뉴스 2025.04.26
49002 국힘 후보 대선공약…누가 되든 공수처 폐지, 개헌, 핵역량 강화 랭크뉴스 2025.04.26
49001 한국 우습게 보더니…‘출국 금지’ 유튜버 참교육 근황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