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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선업 재건 관심에... 한국 협력 비전 제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미국 워싱턴DC 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열린 첫 한미 고위급 통상협의는 우리 정부가 양국의 산업 협력 필요성을 설득해 미국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로서는 관세유예 기간인 7월까지 '차기 정부'의 대응 시간을 벌었고, 조속한 성과가 필요한 미국도 관세 협상의 물꼬를 트며 첫 단추를 무리 없이 끼웠다.

조선이 나서서 관세 인하 이끄나



25일 통상업계에 따르면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한국은 양국의 산업 협력을 지렛대 삼아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인하를 이끄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두드러지는 카드는 조선 분야 협력이다. 힘 빠진 미국의 조선업과 달리 중국은 조선사들이 크게 성장하다 보니 미국은 안보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세계 1위 기술력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을 바랄 수밖에 없다.

미국 측의 관심은 실제 협의에서도 드러났다. 정부에 따르면 이번 협의에서 한국은 미국 측에 관세 조치 면제를 요청하면서 미국의 조선업 재건 등에 대한 협력 비전을 제시했고, 미국 측은 이에 큰 만족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을 빼고 나면 조선 관련해서 손잡을 나라가 많지 않은데, 한국은 기술이 많다 보니 협력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어서 협상 초기부터 언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1 참여도 또 다른 산업 협력 예시로 언급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사업이자, LNG 수입국 다변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구축해야 하는 한국에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경제성을 이유로 이미 사업이 여러 번 고꾸라졌던 데다가, 막대한 투자 규모에 비해 성공 불확실성이 높아 국내 에너지 업계에서 우려가 나온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 연구단장은 "트럼프의 압박은 눈앞에 다가왔고, 알래스카 프로젝트 구애도 이뤄지고 있으니 도와주겠다는 제스처를 전략적으로 취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이행 단계에서는 경제성·수익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조용히 정부 반응 살피는 중

알래스카 푸르도베이에 위치한 기존 유전 시설. 알래스카=EPA 연합뉴스


'7월 패키지(July Package)' 협상을 앞두고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의 주요 공격 대상인 자동차 업계의 경우 미국 내 재고를 확보해 가격 인상 없이 판매를 이어나갈 수 있게는 해뒀지만, 이마저 동이 날 경우 대안이 없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자동차가 한국의 가장 시급한 통상 현안임을 아는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무기로 또 다른 양보를 얻어내려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조선·에너지 업계는 앞으로 정부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국익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지만, 기업의 경영 상황도 무시할 수는 없어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부터 건조까지 현지 조선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현재 조선업 호황으로 일감이 많은 상황이라, 인력 공급·양성 프로그램이나 인프라 보충 등에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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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해안의 터미널로 옮겨 액체로 바꿔 판매하는 사업이다. 1,300㎞ 길이의 가스관과 액화 터미널 건설을 위한 초기 투자비만 450억 달러(약 64조 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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