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관계자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 표명”
민원사주 의혹 경찰수사·감사원 이첩 압박
언론단체 “사퇴가 아닌 ‘도주’…철저한 단죄”
민원사주 의혹 경찰수사·감사원 이첩 압박
언론단체 “사퇴가 아닌 ‘도주’…철저한 단죄”
25일 사의를 표명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언론 현업단체와 야당은 류 위원장 퇴진이 너무 늦었다고 만시지탄을 하면서도, 그간 전횡에 대해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류 위원장이 사표를 제출한 게 맞는다”며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사유를 적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 2023년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 등을 심의해달라는 민원을 방심위에 넣도록 했다는 ‘민원 사주’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데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이와 관련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신고 건을 감사원으로 이첩하기로 하면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초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는 류 위원장 동생의 민원 접수 사실을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방심위 간부의 결정적 증언이 나왔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들은 류 위원장 사의 표명과 관련해 “사표로 끝이 아니고 철저하게 수사받을 차례”라고 강조했다. 또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도 입장문을 내어 “방심위를 언론장악의 첨병으로 전락시키고, 희대의 민원 사주로 방심위 존립 근거를 뒤흔든 류희림의 퇴진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며 “퇴진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방심위를 통한 언론장악 시도와 민원 사주의 내막을 철저히 규명하고, 동조세력들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원 사주 의혹 관련 공익 신고자이기도 한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김준희 지부장은 “임기 내내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류희림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다가 갑자기 사퇴를 한 건, ‘도주’로 규정해야 할 것”이라며 “방심위 직원들의 직업적 양심과 용기가 끝내 승리했으니, 다시는 ‘입틀막’의 망령이 되살아날 수 없도록, 철저한 단죄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