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불피해지역 수습 및 복구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30일 사임설’에 휩싸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빠르면 이번 주말 평소 친분이 있는 정대철 헌정회장을 만나 조언을 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출마를 비롯한 거취 문제를 상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대철 회장은 2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늘 한 권한대행이 전화해 ‘만나자’고 하기에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다른 이야기를 특별히 더 나누지 않았지만 나를 만나자고 하는 건 곧 (대선) 출마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경기고·서울대 5년 선배인 정 회장과 최근 정치적 거취 문제를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출마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는 게 정 회장의 판단이다. 정 회장은 “내가 직접 출마를 권하지는 않았으나, ‘누가 대선 출마 이야기를 물어보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서 ‘한덕수 차출론’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이 오는 29일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30일 전격 사임해 출마할 거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대선에 출마하는 공직자의 사퇴 시한(5월4일) 전에 열리는 마지막 국무회의이기 때문이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 인천의 임대주택사업 ‘천원주택’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전국 곳곳을 다니며 사실상 대선 행보를 이어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새로운 관권 선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 권한대행의 구체적인 출마일자까지 떠도는데, 가타부타 말없이 권한대행직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국정 책임은 나 몰라라 하고 대권 놀음만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