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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생전에 로마 시내 자주 외출…상인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려
비싼 가격에 주인에게 "당신 좀도둑 같다" 핀잔도…이젠 모두 추억


교황의 단골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 세바스티안 파드론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선종한 가운데 로마와 바티칸 시국의 상인들도 단골손님이었던 교황이 떠난 것을 애도하고 있다.

24일 AP통신에 따르면 바티칸 주변 거리의 상점 주인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멀게만 느껴지는 종교 지도자나 국가원수가 아닌 평범한 이웃이자 친근한 단골손님이었다.

바티칸에 있는 한 아르헨티나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인 세바스티안 파드론은 "그는(교황) 7년 넘게 우리 가게 단골이었다"고 교황을 추억했다.

파드론은 교황이 종종 자신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고 회상하며 "그때의 기억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지금 너무 슬프다"고 했다.

AP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것을 좋아하기로 유명했고, 파드론의 가게에서 파는 아르헨티나식 캐러멜 디저트 '둘세 드레체' 아이스크림은 교황이 가장 좋아했던 간식 중 하나였다.

평소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교황이 된 뒤 이후에도 사도궁 관저 대신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기거해왔다.

성베드로 광장 인근 상점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대중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던 교황은 자주 즉흥적으로 외출을 했고, 로마 시내를 돌아다니며 상인들과도 친분을 나눴다.

상점에 들러 신발 깔창을 사거나 안경 렌즈를 바꾸고, 고국인 아르헨티나의 탱고 음반을 구입하며 보통의 삶을 살았던 교황은 종종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던 시절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는 처지를 한탄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년간 착용했던 십자가를 판매했던 재단사 라니에로 만치넬리는 "미소가 가득하고 매우 친절한 분이셨다"고 교황을 기억했다.

역대 교황들의 복장을 제작해온 그는 전임자들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순하고 실용적이며 저렴한 것을 원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콘클라베에서 선출되기 전인 추기경 시절 그의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서 "라니에로, 당신은 좀도둑 같고 이건 좀 비싸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교황은 생전 로마 시내의 안경점에 나타나 관광객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루카 스피에치아는 2015년 교황이 자신의 가게를 찾아 스스로를 '프란치스코'라고만 소개하고, 새로 안경을 맞추라는 제안을 뿌리치고 오랫동안 사용해온 낡은 안경테에 렌즈만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교황은 전 세계 교회의 수장이었지만 단 한 번도 권력자라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며 "다음 교황도 이런 모습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생전의 프란치스코 교황(2018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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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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