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 서울중앙지검 아닌
재기수사 결정 서울고검 직접 수사 이례적
연합뉴스

검찰이 2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이 봐주기 수사 논란 끝에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서울고검이 다시 수사하기로 결정하면서 김 여사가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고검은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피항고인 김건희의 자본시장법 위반 항고사건에 대해 재기수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는 재기수사 여부를 검토한 서울고검 형사부가 직접 맡기로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권오수 전 회장 등이 참여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한 시세조종으로 2000원 후반에 머물던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으로 피고인 9명의 유죄가 지난 3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 여사의 계좌 5개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 활용됐고, 법원은 이 중 3개 계좌에서 비롯된 거래 48건을 통정·가장매매로 판단했다.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의 계좌는 권 전 회장의 차명계좌로 판단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보면, 김 여사와 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원 상당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돈줄’이었는데, 같은 역할을 한 손아무개씨가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로 추가 기소되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이 짙은 사건이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17일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면죄부를 준 결론뿐만 아니라 과정도 ‘봐주기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5월, 김 여사 소환 조사를 검토하던 송경호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서 전격 경질되고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후임으로 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가 배제된 사건이라는 이유로 이 지검장은 지난해 7월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김 여사를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출장 조사’를 벌였다.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검찰은 ‘주식 거래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 여사 진술을 전폭 수용하면서 그가 주가 조작 사실을 전혀 몰랐을 거라고 두둔했다.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라는 논란이 커졌고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 2부장검사가 국회에서 탄핵소추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들의 탄핵안을 기각했지만 “김건희에게 (유죄 판결을 받은 공범들과)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피시(PC)의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에도 각 피청구인이 위와 같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며 부실 수사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고검이 항고 사건에 대한 재기수사를 명령하면 최초 수사를 한 검찰청의 다른 부서에서 재수사를 진행하지만, 서울고검은 직접 수사를 결정했다.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여 탄핵소추까지 됐던 이창수 지검장이 여전히 서울중앙지검을 지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고검에서 주가조작 재수사를 지휘하게 될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앞서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도 했다.

서울고검은 권 전 회장 등 공범들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이들에 대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있어 재기수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확정판결을 받은 이들이 김 여사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증언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원칙적으로는 수사를 해봐야 결론을 알 수 있겠지만, 기소 가능성이 없는데 재기수사 명령을 내릴 수는 없다”라며 기소 가능성을 점쳤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재기수사를 결정한 서울고검에서 직접 수사에 나선 만큼 기소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내부에서는 법원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기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 항고를 제기한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서울고검이 아주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서 김건희에 대해 엄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930 오늘 장례식…유흥식 추기경 “교황, 복음적 삶 실천” 랭크뉴스 2025.04.26
48929 "중국 개방해야 관세 철회"‥방위비 분리 시사 랭크뉴스 2025.04.26
48928 美증시 3대 지수 나흘째 동반 강세 마감… 테슬라 9.8% 급등 랭크뉴스 2025.04.26
48927 "왜 하필 나야!" 절규했다…아빠·엄마·할머니·남편잃은 그녀 랭크뉴스 2025.04.26
48926 이재명 “정치보복 안 한대도 안 믿어”…민주 후보들 “검 수사·기소권 분리” 랭크뉴스 2025.04.26
48925 1년새 100억 뛴 황금박쥐 뭐길래…KTX도 멈춰 세운 이 축제 랭크뉴스 2025.04.26
48924 민주당 대선 경선 마지막 토론 “양극화 완화” “50조 추경”…검찰개혁 한목소리 랭크뉴스 2025.04.26
48923 "○○이가 다쳤어요" 친구 팔아 친구 엄마에 1억 뜯은 30대 랭크뉴스 2025.04.26
48922 美연준 금융안정보고서 "최근 증시 조정에도 주가 여전히 높아" 랭크뉴스 2025.04.26
48921 불타는 여자친구와 나르시시스트… 세기말 '사이코'가 왔다 랭크뉴스 2025.04.26
48920 미소년 분장 여자와…수천만원 척척, 中여성들 빠진 신종 데이트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4.26
48919 최고 소재 원한 정의선, 美 진출 절실한 장인화… 현대차·포스코 ‘맞손’ 배경 랭크뉴스 2025.04.26
48918 이번 주말 마트 가세요…음료부터 닭가슴살까지 가격 오릅니다[똑똑! 스마슈머] 랭크뉴스 2025.04.26
48917 생방송 중 "엄마한테 연락만 좀 해주세요"…강진에도 자리 지킨 앵커 랭크뉴스 2025.04.26
48916 채상병∙명태균∙건진∙도이치…검∙경∙공 수사망에 포위된 尹부부 랭크뉴스 2025.04.26
48915 천안서 캠핑하던 텐트서 불…3명 화상 랭크뉴스 2025.04.26
48914 일터 아닌 쉼터 된 공장 카페 랭크뉴스 2025.04.26
48913 "건방지게 남자 일 뺏어?" 모진 차별 이겨낸 29세 여성 '크레인 기사' 랭크뉴스 2025.04.26
48912 이재명 “정치 보복 안 해… 의심 많더라” 랭크뉴스 2025.04.26
48911 ‘의원 끌어내라’ 지시 있었나…‘증언 신빙성’ 흔들자 “모두 다 사실” [피고인 윤석열]③ 랭크뉴스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