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유예 종료되는 ‘7월8일’까지
관세·경제안보·환율 등 4개 분야 협의키로
방위비·대중국 압박 동참은 논의 없어
관세·경제안보·환율 등 4개 분야 협의키로
방위비·대중국 압박 동참은 논의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한-미 간에 첫 고위급 회의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재무부에서 열렸다. 회의에 앞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부터)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미 양국이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조치 종료 기간인 ‘7월8일’을 데드라인 삼아 상호관세 및 품목별 관세 폐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국 정부가 밝혔다. 논의 대상은 ‘관세·비관세조치’ 등 4개 분야다.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대중국 압박 동참 요구 등은 논의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주미대사관에서 진행한 ‘한미 2+2 고위급 통상 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줄라이(7월) 패키지’를 마련하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해 나가는 데에도 한미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협의의 출발점인 ‘2+2 회의’를 통해 협의 과제를 좁히고 논의 일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협의의 기본틀, 즉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 디시(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2+2 고위급 통상 협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기자단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 통상협의’에 이어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와 별도 면담을 갖고 “상호관세 및 일체의 관세를 면제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15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와 안 장관 간 추가 고위급 협의도 잡혔다.
환율정책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한국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 간 별도로 논의해 나가기로 양국이 합의했다”며 “조만간 실무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선 자동차와 조선분야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최 부총리는 “특히 우리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점 설명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조선 산업 협력의 비전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줄라이(7월) 패키지’가 의미하는 ‘7월8일 협상 데드라인론’과 관련해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베선트 장관은 ‘2+2 협의’ 뒤 백악관에서 “오늘 우리는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의를 가졌다”며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기술적인 조건들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며, 다음 주 중 ‘이해에 기반한 합의’(agreement on understanding)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일찍 (협상하러) 왔다. 그들은 자기들의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고 우리는 그들이 이를 이행하는지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최 부총리는 “4개 분야로 한정해 7월8일까지 협상하자는 ‘줄라이 패키지’에 미국이 공감한 게 맞는다”고 거듭 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이 밝힌 ‘이해에 기반한 합의’라는 표현과 관련해 안 장과은 “통상 분야에서 쓰는 표현이 아니다. 처음 들어보는 표현”이라며 “‘다음 주부터 실무 협의를 공식적으로 개시하기로 합의가 될 것’이라는 걸 설명하려고 쓴 표현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