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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硏 KMTNet 활용, 가장 먼 '슈퍼지구' 발견
韓 참여 국제연구팀 10년간 추적
칠레·남아공·호주서 24시간 관측
지구질량 1.3배···슈퍼지구 중 최소
단단한 표면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
외계행성 중 지구형이 다수 입증도
한국천문연구원 남아공 관측소

[서울경제]

한국이 구축한 천문연구장비가 지구로부터 1만4000광년(태양-지구 거리의 9억 배) 떨어진 우주 외곽에서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루어진 외계행성, 이른바 ‘슈퍼지구’를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슈퍼 지구’는 지구 질량의 1.3배로, 지금까지 과학계가 발견한 장주기 슈퍼지구 중 가장 작고,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행성이다. 이같은 발견은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외계행성이 일부에 불과하며, 우주에 더 많은 지구형 행성이 널리 퍼져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만큼 과학계의 우주지형도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은 25일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 관측자료를 활용해 토성보다 먼 궤도로 공전하는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한 행성 ‘OGLE-2016-BLG-0007Lb’의 크기는 지구 질량의 1.3배 정도로, 지금까지 발견된 장주기 슈퍼지구 중 가장 작다. 슈퍼지구는 지구보다 크지만 가스로 둘러싸인 단단한 암석형 행성이다. 암석형 행성은 가스로 둘러싸인 목성과 같은 가스형 행성과 달리 단단한 표면이 있어, 물이 고이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크기는 지구의 1~10배 사이다. ‘OGLE-2016-BLG-0007Lb’는 지구에서 1만4000광년이나 떨어진, 우리은하 중심을 향해 깊숙이 떨어진 ‘외곽영역’에서 발견됐다. 이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1억5000만㎞)의 약 8억8000만 배 수준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장주기 슈퍼 지구 중 가장 먼 거리다.

특히 관측 과정에서 ‘OGLE-2016-BLG-0007Lb’외에도 이전까지는 관측이 어려웠던 다수의 장주기 슈퍼지구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것도 주요 성과다. 연구진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발견된 63개의 외계행성 표본을 기반으로 통계적인 빈도수를 계산했고, 100개의 행성 중 슈퍼지구는 약 35개, 목성형 행성은 약 12개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같은 결과는 우주 먼 곳에 우리가 모르는 지구형 행성이 생각보다 훨씬 많을 수 있으며, 장주기 외계행성 중 지구형 행성이 더 많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한 만큼 의미가 크다.

이같은 발견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2009년부터 개발한 KMTNet이라는 외계행성탐색 전용 망원경 시스템이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크기가 작고 먼 거리에 위치한 행성을 발견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별의 밝기가 아주 잠깐 어두워지는 것을 감지해 알아차리는 트랜싯 방식이 있다. 이때 행성이 클수록 별빛을 많이 가리기 때문에 밝기 변화가 크고 눈에 잘 띈다. 행성이 작으면 별빛을 거의 가리지 않아서 감지가 어렵다. 행성이 별 주위를 돌 때 별도 약간 흔들리는데 이러한 흔들림으로 행성을 감지하는 도플러 방식도 있다. 이때도 행성이 가벼우면 별을 거의 흔들지 않기 때문에 신호가 약해 감지하기 어렵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가 미시중력렌즈 방식이다. 미시중력렌즈는 별과 관측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천체(별 또는 행성)가 지나가면, 그 천체의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져 관측하고 있던 별의 밝기가 원래보다 밝아지는 현상을 이용해 관측하는 방식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시중력렌즈 방식을 이용해 우리은하 중심부를 오랜 시간 동안 중단 없이 관측함으로써 작은 외계행성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2015년 5월에 남반구의 칠레 , 남아공, 호주의 천문대에 KMTNet을 구축했다. 세 지역은 위도는 비슷하지만 경도는 120도씩 차이가 난다. 따라서 한 지역이 낮이 되면 다른 지역이 밤이 돼 24시간 동안 연속 관측을 수행할 수 있다. 즉, KMTNet은 지구상 어디에서든 항상 밤이 되는 시점을 활용해 24시간 관측이 가능한 세계 유일한 시스템이다. 천문연은 이 시스템으로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전세계 60여 명의 과학자들과 국제공동연구팀을 꾸리고 수년간 관측을 이어왔다. 이충욱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탐사 센터장은 "KMTNet은 미시중력렌즈 방식을 장주기 외계행성 탐사에 전용으로 적용한 세계 유일의 상시관측 시스템으로,

관측의 일관성과 신뢰도 면에서도 국제적으로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번에는 10년간 연구를 토대로 1차적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며, 조금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 정밀한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관련 논문은 25일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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