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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해양 협의서 中 변화 감지
"순수 양식 목적" 관계자 대동 설명
APEC 회의 앞둬 유화 제스처 해석
중국이 2022년 PMZ에 설치한 구조물. 우리나라에서는 석유 시추 시설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측은 양식장 관리를 위한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

[서울경제]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구조물과 관련해 우리 측의 조사를 지원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양국 정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데다 미중 전략 경쟁으로 한중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23일 서울에서 제3차 한중 해양협력대화를 열고 양국 간 해양 문제 전반을 협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중국 측은 이날 “해당 구조물은 순수 양식 목적의 시설이며 영유권, 해양 경계 획정과는 무관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한국 측이 요청할 경우 관계자들의 현장 방문을 주선하겠다고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경은 올 2월 우리나라 해양 조사선인 온누리호의 접근을 막아선 바 있다.

또 이례적으로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관계자도 대동해 우리 측이 요청하기 전 자발적으로 서해 구조물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식 시설의 구체적인 규모, 고정형 시설(플랫폼)의 경우 양식장 운영에 따른 부산물 및 쓰레기 보관 용도라는 점 등을 지방정부 관계자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과거 외교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맞닥뜨릴 경우 일정에 임박해 회담을 취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번 대화에는 20여 명의 각계 대표단을 꾸려 회의에 참여했다. 외교부는 최소한 추가 시설물 설치는 중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양국은 “이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강한 공감을 표명했다. 10월 말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내년에는 우리나라 차기 대통령이 중국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서 주변국에 부쩍 친밀한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 중국이 필리핀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작은 인공섬을 늘려나가다 결국 군사기지화한 사례 등을 감안하면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 대표단은 중국의 서해 구조물 3개 모두 PMZ 바깥으로 이동시켜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비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한중 해양협력대화 최초로 분과위를 설치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서해 구조물 및 불법 조업 등의 현안은 해양질서 분과위에서, 공동 치어 방류와 수색 구조 등 협력 사안은 실질협력 분과위에서 맡아 수시로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향후 중국에서 제4차 한중 해양협력대화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중 해양협력대화는 한중 간 해양 문제 전반을 논의하는 국장급 협의체다. 2019년 12월 양국 외교장관 간 합의에 따라 신설돼 2021년 4월, 2022년 6월 열렸다. 코로나19로 화상으로 열린 앞서의 회의와 달리 첫 대면 회의가 개최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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