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어느 날 통장에 모르는 돈이 들어온 뒤 모든 거래가 정지되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보이스 피싱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범죄에 이용된 계좌는 사용을 막아버리는 걸 악용한 범죄 수법인데요.

난데없이 돈을 보내라는 협박을 하고는 답이 없으면 이른바 '통장을 묶어버려' 피해를 입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MBC, 원석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김태형 씨에게 지난달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상대방은 '당장 돈을 보내지 않으면 통장을 묶어버리겠다'고 했습니다.

[김태형/'통장묶기' 피해자]
"장난 전화인 줄 알고 이제 그냥 무시하고 끊고‥계속 발신자 표시제한으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계속 무시하고‥"

그런데 그날 저녁 김 씨 통장 4개에 안 모 씨라는 모르는 이름으로 14만 원부터 17만 원까지 약 2분 새 연달아 입금이 됐습니다.

다음 날 김 씨에겐 금융 사기에 이용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계좌 지급이 정지됐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은행을 찾아갔더니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입금한 통장에서 돈 일부가 김 씨의 통장으로 입금됐다고 했습니다.

금융기관에서 범죄피해액이 입금된 계좌를 쓸 수 없게 하는 제도를 금전 협박에 악용하는 이른바 '통장묶기' 수법입니다.

김 씨는 당장 '월급 통장'이 묶인 건 물론 3년 동안 새 계좌를 만들거나 현금카드 발급도 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금감원에 민원을 넣어 다른 계좌의 대면 거래만 허용됐습니다.

[김태형/'통장묶기' 피해자]
"은행에서도 자기들이 뭐 그런 게(협박 증거) 없으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니까 그래서 저는 이제 미치고 팔짝 뛰는 거죠. 저 같은 피해자 만들어서 저한테 또 다른 2차 협박 같은 또 2차 범죄 자금도 모을 수 있는 거고‥"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온 후 수상한 코드명으로 30만 원이 입금됐는데, 이를 모르고 지인에게 19만 원을 보냈다가 지인 통장까지 정지된 경우도 있습니다.

['통장묶기' 피해자]
"'알u83구'라는 이상한 코드번호 같은 걸로 돈이 들어왔어요. 지금 급여도 못 받고 답답해 미쳐버리겠어요."

범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수사가 끝나거나 피해자 구제신청이 취하될 때까지 계좌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통장묶기' 피해를 막기 위해 송금액만 빼고 나머지 거래를 허용할 수 있도록 법안이 개정됐지만, 금융기관 재량에 달려 있다 보니 계좌 정지를 풀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재홍/변호사]
"아무래도 금융기관이 아직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 보니까 그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고‥금융기관으로서는 그런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협박 문자나 전화가 오면 반드시 증거를 남겨야 하며, 협박범이 계좌 정지 해제 권한이 없는 만큼 금전 요구에 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원석진입니다.

영상취재: 변준언, 황주연 / 영상편집: 안윤선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516 [속보] 경찰·고용부,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포스코이앤씨 본사 등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5.04.25
48515 이재명 53% vs 한덕수 38%… 李, 누구와 붙어도 52% 넘었다 [갤럽] 랭크뉴스 2025.04.25
48514 오늘은 세계 펭귄의 날…기후 위기로 일상 무너지는 펭귄들 랭크뉴스 2025.04.25
48513 최상목 "한미, 관세폐지 목적 '7월 패키지' 마련 공감대" 랭크뉴스 2025.04.25
48512 관세 합의·美 주식 시장 상승에…코스피·코스닥, 프리마켓서 반등[마켓시그널] 랭크뉴스 2025.04.25
48511 "냄새 안 난다 착각 마세요" 1일 1샤워 호소한 회사 공지문 화제 랭크뉴스 2025.04.25
48510 ADHD 치료제 ‘공부 잘하는 약’ 오남용…진짜 환자는 “약국 50곳에 전화” 랭크뉴스 2025.04.25
48509 무인카페 찾은 여성 3명‥CCTV 보니 '깜짝' 랭크뉴스 2025.04.25
48508 [단독]6년간 ‘기준 위반’ 40건, 세균에 중금속까지···내가 먹는 생수, 괜찮을까? 랭크뉴스 2025.04.25
48507 강원 고성 DMZ서 산불‥15시간 넘게 진화 중 랭크뉴스 2025.04.25
48506 상승 전환한 비트코인, 9만3000달러대서 등락 랭크뉴스 2025.04.25
48505 '소녀상 모욕' 미국 유튜버 생활고 소식에 서경덕 "자승자박" 랭크뉴스 2025.04.25
48504 “과일값 그렇게 오르더니”... 가락시장 5대 도매법인, 작년 순익 18% 증가 랭크뉴스 2025.04.25
48503 최상목 “한미 2+2서 방위비 분담금 언급 없었다” 랭크뉴스 2025.04.25
48502 손 들고 벌서는 승객들?…비행 중 천장 패널 떨어진 미 여객기 [잇슈 SNS] 랭크뉴스 2025.04.25
48501 [샷!] "아이 키우기 참 힘든 나라입니다" 랭크뉴스 2025.04.25
48500 SK텔레콤, 유심 무상 교체 결정할까…"피해 특정돼야" 랭크뉴스 2025.04.25
48499 최상목 “한미, 관세 폐지 위한 ‘7월 패키지’ 마련 공감대” 랭크뉴스 2025.04.25
48498 "정부 거짓말" 마음 아픈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역사관' 건물엔 비가 샌다 랭크뉴스 2025.04.25
48497 “대학 졸업장 필요 없다”…고졸 뽑는 미국 빅테크들 [잇슈 머니] 랭크뉴스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