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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는 지난주 온라인 쇼핑몰에서 ‘카페인 알약’을 검색해 구입했다.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을 맞아 잠을 줄여 공부 시간을 늘리겠다는 고등학생 자녀의 성화 때문이었다. A씨는 “'반 친구들이 다 먹는다', ‘나만 많이 자서 성적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는 아이의 말에 일단 주문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잠을 줄이는 게 맞는 건지, 몸에 괜찮은 건지 다 걱정”이라고 했다.

중·고교 1학기 중간고사가 치러지는 4월 중·하순은 밤샘 공부를 위한 카페인 제품 소비가 증가하는 시기다. 24일 서울 성북구의 고교 교사 B씨는 “시험 기간에 아이들이 졸릴 수 있다며 학부모들이 단체로 고카페인 음료나 카페인 젤리를 학교로 배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이 가는 스터디카페에서도 시험 기간에 커피나 고카페인 음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는데, 별 제재가 없다보니 하루에 몇 잔씩 마신다”고 전했다.



“초등학생도 고카페인 음료 고객”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교육·의료계에선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를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중1~고1 중 주 3회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학생의 비율은 23.5%로 조사됐다(질병관리청). 10년 전(3.3%)보다 7.7배 이상 늘었다. 서울 강남구의 편의점주 C씨는 “초등학생까지 고카페인 음료를 사가고 있다”며 “가끔 '몸에 안 좋다'고 얘기하긴 하는데, '학원 수업 들어야 한다'며 사가는 걸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청소년의 하루 카페인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체중이 50kg인 학생이라면 최대 카페인 섭취량은 125mg이다. 주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300ml) 한 잔(카페인 136mg 포함)만 마셔도 권장 섭취량을 넘어선다.



“카페인 알약 먹고 잠깐 기절하기도”
일러스트=김지윤
상당수 청소년은 권장 섭취량 등을 무시하고 있다. 온라인 등의 카페인 알약 후기엔 권장량의 4배 이상을 섭취했다는 경험담, '다른 약품과 혼합 복용해 효과가 커졌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돌고 있다. 대구의 한 고교생 학부모 D씨는 “아이가 반 친구의 카페인 알약을 하나 얻어먹고는 잠깐 기절한 적이 있었다”며 “아예 카페인 알약을 한 통씩 들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카페인 과잉 섭취가 불면증, 심혈관 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외국에서 카페인 과잉 복용으로 인한 청소년 사망 사례도 보고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지나친 카페인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인 외에도 유사 각성 성분을 함유한 제품에 주의를 당부했다. 조현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무리 천연 성분이라 안전하다 해도 알레르기와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전문가 상담 없는 무분별한 복용은 장기적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무조건 잠을 쫓기 위한 방편으로 섭취하는 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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